데이콤 중심으로 희망기업들이 모두 참여한 제2시내전화사업을 위한
그랜드컨소시엄인 "하나로통신"이 지난 30일 사업계획서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함으로써 사실상 출범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사업계획서의 제출 마감시간마저 공식적으로 연기
시키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한전과 한전이 2대주주로 참여한 회선임대사업자인 두루넷이 최후까지
지분 8%의 제2대주주 자리를 요구, 데이콤 삼성 현대 등 다른 주요 주주들과
대립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한전과 두루넷에게 7%씩을 배정키로 타협했지만 하나로통신이
이름대로 "하나"가 돼 앞으로 제대로 굴러갈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겼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지분협상을 주도했으며 앞으로 시내전화사업을
이끌어 가야할 데이콤의 이해조정능력에 대해 의심이 생겼다는 평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데이콤이 참여업체들간의 지분배정 원칙을 너무 쉽게
무너뜨렸다고 지적한다.

데이콤은 당초 자사를 포함한 주요 주주군의 지분을 40%선으로 잡았으나
8%를 늘렸다.

한주라도 더 배정받으려는 주요주주들의 요구사항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하는
쪽으로 해결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이다.

지분배정의 기준으로 삼았던 시내전화사업에 대한 기여도 평가의 객관성도
유지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전과 두루넷의 요구에 끌려다니다 끝내 수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

한전은 전국적인 광통신시설과 통신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내전화사업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데이콤은 "하나뿐"인 한전의 통신망에 대해 한전과 두루넷 등 2개
기업의 기여도를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 대기업의 거센 반발을 낳았다.

이 때문에 시내전화 사업을 해가는 과정에서 공기업인 한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전은 특히 컨소시엄 참여에 대해 끝까지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한편
자회사격인 두루넷을 앞세워 자신을 잇속만 챙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공기업으로서의 자세를 져버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두고 "데이콤과의 협상에서 우기면 얻어낼수 있다는
선례마저 남겼다"며 하나로통신의 전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초고속망사업 참여를 원하는 참여주주들간의 사업지역 조정 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고 표류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데이콤 한전 등 참여기업들이 제2시내전화회사를 거대통신회사인
한국통신과 경쟁할수 있는 "공동우물"로 만들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충실히
실천하는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