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위한 인간의 노력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기술이 고도로 발달한데다 경제적인 이유가 맞물리면서 과거엔
상상할수조차 없었던 계획과 구상이 잇달아 발표되고있다.

지상공간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1백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이 세계
곳곳에서 건립되고있고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해주는 본격적인
인텔리전트빌딩도 등장하고있다.

이미 미국에는 1백층짜리 주거빌딩이 건립됐고 주거를 비롯 교육 쇼핑
문화.체육 행정등 도시기능을 갖춘 2백층짜리 빌딩건설구상도 발표됐다.

일본의 다이세이건설은 바다위에 지름 6km의 부상식기초를 만든후 그 위에
후지산보다 높은 4천m짜리 초고층 빌딩을 세워 50만~7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빌딩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했다.

오바야시구미는 한변 1백m의 정삼각형구조물을 나선형으로 5백층까지 쌓아
올리는 건물을 세운다는 구상을 갖고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등 스칸디나비아 3국과 캐나다등에서는 지하공간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 지하에 대규모 운동경기장을 마련하거나 폐광을
이용한 스포츠센터등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있다.

해양개발을 위한 연구도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

해저터널이 이미 실용화되고있고 해안매립지위의 해양도시 해저도시
구상까지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초보단계이기는 하나 지난 80년후반부터 각종 공간활용구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92년 발족된 지하공간개발협회 회원사인 롯데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등
12개사가 서울3기지하철 지하공간개발계획인 "지오 21세기" 구상을 마련하고
있고 대도시 주변의 산을 이용한 혐오시설처리장설치 인공섬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또 삼성물산건설부문은 부산과 후쿠오카를 잇는 총연장 1백13km의
"한.일수중투명터널"을 발표한바 있다.

이 터널은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도버터널이나 일본 혼슈~홋카이도를
연결한 세이칸터널과 달리 수심30m의 수중에 고강도 섬유질로 투명창을
설치해 바닷속 경치를 즐길수 있도록 설계된다는 게 특징이다.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것같은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첨단건설
기술과 신기술 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일본등 건설선진국에는 지상건물에 충격을 주지않고 암반을
굴착하는 무진동 정밀발파공법, 지하에 자연채광을 끌어들이기 위한
광섬유집광설치등이 개발돼 일부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미래건설구상을 실현하기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않다.

지상건축물의 건설이 단순한 토목.건축등 건설분야만으로 가능했다면
새로운 공간창출을 위한 미래건설은 단열 항온 방습 방진 환기등 첨단
기술이 동원돼야하며 초정밀 전기 전자 생명공학 의학 심리학등의 지원이
결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하10~20m를 파내려간 지하상가에서 두통을 호소하고 폐쇄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화재 정전 지진등에 의한 재앙에 속수무책인 현실에서는
이러한 종합적인 첨단기술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