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삼미 진로 등 대기업들의 연쇄부도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해외자금 차입비용은 5천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장단기 해외차입비용은 기간별로 연 0.10~0.25%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보철강에 부실여신이 물린 제일 서울은행은 연 0.20~0.25%포인트,
진로그룹에 자금을 제공했던 조흥 상업은행은 연 0.15~0.20%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한일은행은 거액의 부실여신이 없으나 은행권의 전반적인 신인도 하락과
함께 연 0.10~0.15%포인트 올랐다.

이들 은행의 외화자산규모(6백억달러 수준)에 이같은 금리상승분을 곱하면
1천억원이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보철강 부도직후 해외차입비용이 한때
연 0.3%포인트가량 올랐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3천만달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차입금리 상승은 국내 경기의 지속적인 침체와 맞물려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그대로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
뻔하다는 지적이다.

5대 시중은행 뿐만아니라 다른 은행들과 제2금융권의 차입비용 상승분까지
합하면 그 금액은 엄청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계는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 전체의 해외차입 규모가 3천4백70억달러수준
이었던 점에 비춰볼때 5천억원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특히 한국 한불 한외 등 일부 종금사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제2금융권이
독자적으로 해외차입을 추진할수 없어 이들 금융기관의 차입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이미 제1금융권이 빌린 외화자금을 재차입, 비싼 이자를
치르고 있다.

이 부담은 예대마진구조를 통해 일정분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결과적으로
국부의 해외유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