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이 부모와 눈맞추기를 거부하고 피부접촉에도 무감각하며 또래에
무관심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소아자폐증이다.

소아자폐증은 주로 3세이전에 나타나는데 특이한 행동을 반복해 나타내며,
기이한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을 한다.

이 경우 언어발달 의사소통 대인관계형성에 심각한 장애를 보인다.

좁은 의미의 자폐증은 1만명당 2~10명이 발생하나 동년배에 비해 정신발달
정도가 늦은 정신지체아중에서 자폐증상을 나타내는 아동까지 합친다면
1만명당 20명정도의 높은 빈도를 나타낸다.

자폐증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에 몇가지 신경생물학적 가설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첫째 신경해부학적 가설은 자폐증아이의 뇌를 부검하거나 컴퓨터단층촬영
또는 자기공명촬영을 하면 자폐아의 20~25%가 뇌구조가 기형이라는 설명이다.

대뇌가 비대칭이거나 대뇌피질에 이상이 발견된다.

둘째 유전적요인으로 자폐증환자의 형제들이 자폐증과 언어 인지장애를
겪을 수 있는 확률이 현저하게 높다.

특히 일란성쌍둥이가 동시에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37~60%로 이란성쌍둥이
보다 높은 것은 자폐증이 일종의 유전질환임을 시사하고 있다.

셋째 산부인과적 요인으로 우선 탯줄이 감기거나 분만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신생아의 뇌혈액공급 장애로 비정상적인 출산이 이뤄질때 자폐증아이를
양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모의 나이가 많거나 아주 어릴 때, 특정 약물을 복용했을 때 자폐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다.

자폐증에 특효약이나 기발한 치료법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약물치료와 다면적 행동교정치료가 중심이 된다.

정신분열증 치료제를 쓰면 과잉행동과 자해행동을 줄일 수 있으나
완치시킬 수는 없다.

기이한 행동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조기특수교육이 필요하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심리치료사, 특수교육가, 언어치료사 등이 팀을 이뤄
자폐아의 의식과 행동을 통합 교정하는 것이다.

언어표현 놀이 공작을 통한 특수교육이 주가 되고 음악치료나 무용치료도
보완적 치료로 도움이 된다.

부모교육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냉정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전문직 출신의 여성이 아이의
자폐증세를 유발한다고 알려져왔다.

어머니의 아기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 애착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폐증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지만 증명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다.

심리적 환경적 요인은 자폐증 발병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 대한 죄의식을 버리고 어린이의 잘하는 점을 적극
칭찬해 재활의 의지를 북돋워야 한다.

자폐아는 특수한 능력을 가졌다고 믿는 항간의 속설은 잘못된 것으로
아이가 정상인과 다름없이 되리라고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폐아의 1~2%만이 성인이 됐을 때 정상인과 같은 자립을 할 수 있다.

특수교육을 받아 적어도 만5세 이전에 말을 해야 앞으로의 예후가 좋다.

성공적 치료를 위해 가족들의 꾸준한 애정 협동이 절실하다.

홍성도 <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