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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꽃사랑 문화 .. 원철희 <농협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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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지금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는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일본 등
    29개국이 참가한 세계 꽃박람회가 한창이다.

    "꽃과 인간의 만남"을 주제로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이
    꽃 축제에서는 현란한 갖가지 색깔과 짙은 향기가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빨강마을 오렌지마을 쪽빛동산 등 이름부터 예쁜 전시장에서는 춘하추동
    사계절 꽃으로 장식한 주제관이 있으며 튤립 장미 유채꽃 등으로 장식된
    3만여평의 야외전시장이 펼쳐져 있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지구촌 가족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우리
    국민들이 꽃을 더욱 사랑하고 생활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장미꽃과 푸른 잔디가 연상되는 "가든"이란 낱말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코믹하게도 불고기집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인 오늘날, 맛있고 좋은 음식과 값비싼 자동차
    그리고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꽃 한송이를 사랑하는
    정신적 풍요가 더 값진 것이 아닐까.

    아직도 우리나라 꽃소비의 80%가 행사나 경조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다 소비절약을 위해 경조화환을 금지시킬 경우 꽃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 우리의 꽃문화 수준이다.

    내 친구 한사람은 평생 값비싼 반지나 목걸이 대신 일년에 두번, 부인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꽃을 선물한다.

    이 꽃선물이 그들 가정의 오랜 사랑의 상징처럼 되고 있다.

    이제는 친지의 집을 방문할 때 싱그러운 프리지아 한묶음이나 흰 백합
    다섯송이쯤 들고 가면 어떨까.

    젖혀진 유리창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에 문득문득 느껴지는 꽃향기를
    마음에 담아 선물하자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며 생활화하는 정서가 우리 모두에게 스며들 때 각박하고
    때로는 살벌하게 까지 느껴지는 우리의 삶이 다소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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