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버틸 수 없게 된지 오래이나 그나마 개방계획을 거부, 고립경제인
데다 식량난까지 겹쳐 특단의 돌파구가 없는 한, 이제 체제붕괴과정만 남은
것으로 보여진다.

남한도 해마다 국제수지적자가 2백수십억달러에 이르고, 외채마저
1천1백억달러, 연말에는 1천5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라하니 이는 GDP의
5%선에 근접, 위험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 상품은 국제시장에서 밀린지 오래이다.

국가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록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남북한의 노동력
뿐이다.

그런 마당에 지난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북한의 인구센서스 결과
분석"이 발표되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16세이상 북한 노동인구는 76%로 나타났고 그중
공업노동비율이 37.4%인데 여성이 49.5%에 이른다.

노동질이 남쪽에 비하여 현저히 뒤져 통일이 되더라도 남한의 기업에
그대로 흡수되는데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일단 일리있는 추측이라 여겨진다.

북한 노동자들의 사회주의적 작업방식으로 보아 남한노동력에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북한공업수준 역시 열악하니 기술이나 기능수준마저 뒤떨어져
있을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남한은 대기업위주로 하다보니 경공업 중소기업이 육성되지 못했고
그 결과 균형발전을 잃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경제를 소생시키려면 벤처기업 중소기업 경공업을 시급히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도 시장경제 경쟁원리에 따라 적자생존에 맡겨져야만
우리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고임금 노동자들의 3D업종 기피현상에서 중소기업과
경공업이 어떻게 살아나겠는가.

그러므로 7백만의 북쪽 중하류기능 공업노동자라 할지라도 지금 해외
연수생보다는 나을 것이니, 차제에 중소기업과 노동집약 경공업 회생에
유익한 해결책을 가져올 반가운 현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남한 경제활성화에 보완관계가 형성되어 독일통일의 경우와는 달리 통일후
막강한 경제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더 늦기전에 노동법이 보다 유동성을 갖도록 과감하게
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황기의 미국은 노동조합의 유연성 때문에 5천만명의 대량실업을
겪고서도 새로 7천만명이 취업될 수 있었으나, 유럽은 복지 지상주의에다
강성노조에 노동유동성마저 경화되어 대량실업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보그룹 부도에 이어 삼미도 쓰러졌다.

삼미의 임직원은 받을 임금을 받지않고 그돈 40억원으로 원료를 사들여
공장을 재가동하였다.

제일은행도 임직원 모두 임금10%를 반납하기로 결의하고 나섰다.

삼미 등 기업이 도산하기 전에 그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국민이 다 같이 고통을 분담, 국가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누구는 고통에 참가하는데 누구는 사치하며 귀족노릇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송정덕 < 상록노농문제 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