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6일 숙명여대에서 "21세기의 전망과 통일시대의
정치체계"를 주제로 특강을 갖고, 92년 대선자금및 경제문제 등 현안을 놓고
학생들과 토론을 벌였다.

김총재는 이날 특강에서 먼저 "남북이 소외감이나 무력감을 느끼지 않고
함께 참여하고 소화해낼수 있는 정치체제인 내각제를 해야 통일할수 있다"며
자신의 내각제에 대한 소신을 거듭 밝혔다.

김총재는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당시 자신은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뒤, "당시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박찬종씨 등이
대통령이 되고자 쏟은 돈과 대선기간중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기회비용이
1조6천5백억원에 달했다고 한다"며 법정선거비용을 초과하는 막대한 자금이
뿌려졌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92년 대선 당시에는 민자당의 주류였던 민주계가 주동적인
역할을 했고 그 사람들이 나를 명예선대위원장이라는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며
"따라서 대선자금에 대해 관해 나는 극히 알만한 정도 밖에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내가 만일 안다고 얘기해도 청문회에서 처럼 여당에서 그것을
확인해줄수 없다고 해버리면 끝난다"며 대선자금의 규모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후 "조달해서 쓴 사람이 반성과 더불어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총재는 최근 경제난의 근본요인을 "문민정부가 정권을 잡고나서 정치와
사정논리로 경제를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규정한뒤 "일본과 독일에서 포기한
실명제의 도입"을 대표적인 예로 거론했다.

김총재는 "내가 집권하년 정치제도는 돈 안드는 내각제로 바꾸고 경제는
실명제를 철폐, 실명으로 거래하는 한 아무 제약없이 거래를 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