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도 확대를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각대금이 고객예탁금으로
유입되면서 예탁금이 큰 폭으로 증가, 신용융자잔고를 추월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한도확대 시행 첫날인 지난 2일 거래된 대금
이 결제됨에 따라 이날 집계된 고객예탁금은 전일보다 9백42억원이 늘어난
3조1천1백22억원을 기록했다.

또 이날 집계된 신용융자잔고는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멈추고 전일보다
1백64억원이 줄어든 3조6백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9일 결제일을 기준으로 신용융자잔고(3조5백22억원)가 고객
예탁금(3조4백61억원)을 추월한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4일만에 다시 예탁금이
신용융자잔고를 역전한 것이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한도 확대를 맞아 개인이 1천3백5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기 때문에 예탁금이 1천억원 안팎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예탁금이 증가한 것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들에게
매각한 주식대금을 다시 주식 매입자금으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탁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외국인
한도 확대라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늘어난 측면이 있어 예탁금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아직도 신용융자잔고는 3조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제3차 외국인 한도 확대 첫날 매매에 따라 증가한 고객
예탁금은 3천4백88억원이었고 4차때는 1천7백30억원이었다.

또 신용잔고는 3차 한도 확대시 9백96억원, 4차때는 3백50억원이 각각
줄어들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