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중소기업 이야기] (6) '기업복권을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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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공단의 양말공장에 다니는 김상원씨(39).
1년전만해도 그는 중소기업사장이었다.
15년간 양말공장에 다니다 창업을 해 사장이 됐으나 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다시 직공으로 전락했다.
폐업을 한 이후 그는 서울 강서구 신월동에서 월세방살이에 들어갔다.
그러나 빚더미에 짓눌려 헤어날 길이 없었다.
지난 3월, 지하철 2호선 전철을 타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그는 사당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생활고 걱정을 하다 그만 사당역에 내리는 걸 놓치고 말았다.
다음역인 낙성대역에 내린 그는 지하철복권판매소가 눈에 들어오자
거금 1만원을 내고 또또복권 5장을 샀다.
3월 31일 그는 야간근무를 들어가기전 신문을 꺼내 복권번호를
대조해봤다.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2장이나 한꺼번에 당첨된게 아닌가.
당첨금은 5억원.
다음날 아침 그는 1시간 일찍 퇴근,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첨소식을 전하자 그의 부인은 "오늘이 만우절이란 걸 다 알아요"라며
믿지않았다.
이 만우절에 김씨는 거짓말처럼 "김사장"으로 다시 탈바꿈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사장이 복권을 살 의욕을 가졌던 건 너무나
다행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요즘 복권발행기관들이 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복권판매실적이 경기와 정확히 평행곡선을 긋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불황이 되면 요행심도 함께 가라앉는다는 얘기.
투자마인드와 요행심은 둘다 "의욕"과 연결돼서인가.
보통 업계에선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몇가지를 든다.
브레이크업체 사장들은 브레이크패드의 판매량을 보면 당장 경기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브레이크패드란 화물차의 바퀴에 장착되는 제동창치.
화물차가 짐을 많이 싣고 움직이면 패드의 소모량이 급증하고 줄어들면
격감하기 때문이란 것.
금형협동조합에선 조합원업체의 가동률이 곧 경기예고지표라고한다.
금형이란본격적인 투자및 제품양산에 들어가기전 주문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기의 성감대라고도 부른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민감한 것이 복권.
그중에서도 기업복권이 가장 민감하다고 얘기한다.
기업복권이란 중소기업진흥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것.
따라서 중소기업사장을 비롯 기업근무자들이 주요고객이다.
이 기업복권은 지난해 1월 한달간 6백20만장이 팔렸으나 서서히 줄기
시작해 7월엔 5백만장, 12월엔 3백10만장 까지 급격히 줄었다.
이러한 복권판매실적이 올 3월부터 5백90만장으로 미미하게 회복했다.
이는 국내 수출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4월보다 한달 앞섰다.
여기서 생각을 한번 바꿔보자.혹시 복권을 많이 산다면 국내경기가
빨리 회복되지나 않을까.
요행심이 투자의욕을 부추켜주진 않을런지.
만일 그렇다면 위축된 경기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오늘은 복권을
한번 사보자.
<중소기업 전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
1년전만해도 그는 중소기업사장이었다.
15년간 양말공장에 다니다 창업을 해 사장이 됐으나 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다시 직공으로 전락했다.
폐업을 한 이후 그는 서울 강서구 신월동에서 월세방살이에 들어갔다.
그러나 빚더미에 짓눌려 헤어날 길이 없었다.
지난 3월, 지하철 2호선 전철을 타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그는 사당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생활고 걱정을 하다 그만 사당역에 내리는 걸 놓치고 말았다.
다음역인 낙성대역에 내린 그는 지하철복권판매소가 눈에 들어오자
거금 1만원을 내고 또또복권 5장을 샀다.
3월 31일 그는 야간근무를 들어가기전 신문을 꺼내 복권번호를
대조해봤다.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2장이나 한꺼번에 당첨된게 아닌가.
당첨금은 5억원.
다음날 아침 그는 1시간 일찍 퇴근,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첨소식을 전하자 그의 부인은 "오늘이 만우절이란 걸 다 알아요"라며
믿지않았다.
이 만우절에 김씨는 거짓말처럼 "김사장"으로 다시 탈바꿈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사장이 복권을 살 의욕을 가졌던 건 너무나
다행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요즘 복권발행기관들이 묘한 현상을 발견했다.
복권판매실적이 경기와 정확히 평행곡선을 긋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불황이 되면 요행심도 함께 가라앉는다는 얘기.
투자마인드와 요행심은 둘다 "의욕"과 연결돼서인가.
보통 업계에선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몇가지를 든다.
브레이크업체 사장들은 브레이크패드의 판매량을 보면 당장 경기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브레이크패드란 화물차의 바퀴에 장착되는 제동창치.
화물차가 짐을 많이 싣고 움직이면 패드의 소모량이 급증하고 줄어들면
격감하기 때문이란 것.
금형협동조합에선 조합원업체의 가동률이 곧 경기예고지표라고한다.
금형이란본격적인 투자및 제품양산에 들어가기전 주문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기의 성감대라고도 부른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민감한 것이 복권.
그중에서도 기업복권이 가장 민감하다고 얘기한다.
기업복권이란 중소기업진흥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것.
따라서 중소기업사장을 비롯 기업근무자들이 주요고객이다.
이 기업복권은 지난해 1월 한달간 6백20만장이 팔렸으나 서서히 줄기
시작해 7월엔 5백만장, 12월엔 3백10만장 까지 급격히 줄었다.
이러한 복권판매실적이 올 3월부터 5백90만장으로 미미하게 회복했다.
이는 국내 수출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4월보다 한달 앞섰다.
여기서 생각을 한번 바꿔보자.혹시 복권을 많이 산다면 국내경기가
빨리 회복되지나 않을까.
요행심이 투자의욕을 부추켜주진 않을런지.
만일 그렇다면 위축된 경기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오늘은 복권을
한번 사보자.
<중소기업 전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