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71)가 2개월간의 장기휴가를 떠나면서
총리권한을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51)에게 잠정 이양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년간 장기집권중인 마하티르총리의 이같은 결정은 건강과 후계자문제를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의 후계자 양성계획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마하티르총리는 오는 19일부터 국정을 안와르 부총리로 하여금 수행케 하고
휴가를 얻어 영국 동구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해외여행길에 나선다.

그는 여행중 저작에 몰두하는 한편 외국의 첨단기술투자를 모색한다고 한다.

이와관련, 링 리옹 운수장관은 "정부의 엄청난 업무량을 감안할 때 총리가
휴식을 취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휴가가 안와르부총리를 훈련시키는 기간이 될수도 있다"
고 말해 후계자 양성계획이 마련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마하티르총리의 휴가계획을 처음 보도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조치가
재무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안와르부총리에게 "권력의 맛"을 볼수 있는
기회와 지도자 위치에 올라서는 가능성을 다져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침체기를 맞고 있던 말레이시아 주식시장도 총리의 유별난 휴가계획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일 1.6% 상승했다.

정치안정의 징후로 받아들인 셈이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