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는 시티폰, 안방에서는 무선전화기"

시티폰을 무선전화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하는 HBS (가정용기지국)가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무선전화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HBS는 전화를 거는데만 사용하는 시티폰을 집안에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무선전화기로 바꿔주는 장치.

별도의 무선전화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시티폰을 두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HBS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유.무선복합형 전화기의 본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HBS는 자동응답,
단축다이얼, 내선통화, 통화전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기존 9백MHz
무선전화기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을 얻고 있다.

HBS가 개발된 것은 시티폰 (CT-2)이 46MHz 무선전화기 (CT-0)와
아날로그방식 9백MHz 무선전화기 (CT-1)에서 진화한 것이므로
무선전화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

시티폰을 무선전화기로 사용하려면 간단한 조작을 거쳐 HBS에 등록하면
되고 최대 8대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가정용 무선전화기로 등록된 시티폰은 기존 9백MHz 무선전화기와
마찬가지로 반경 2백m내에서는 통화가 가능하므로 집앞 슈퍼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디지털방식이어서 음질이나 통신보안면에서 기존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보다 훨씬 뛰어나다.

현재 시판되는 HBS는 시티폰 "톡톡"을 생산하는 (주)한화, "워킹폰"을
생산중인 한창이 선보인 두 종으로 가격은 시티폰을 포함해 30만원대.

한화와한창은 HBS가 같은 가격대의 아날로그 9백MHz 무선전화기와
비교해 디자인은 물론 기능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시티폰을 HBS를 통해 무선전화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효용성과
뛰어난 음질을 내세우면 무선전화기 시장을 크게 잠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다른 시티폰 생산업체들도 하반기부터 HBS를 시판하기 위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오는 7월부터 다양하고 저렴한 가격의 HBS가
쏟아져 나올 전망.

한국통신을 비롯 나래 서울이동통신 등 시티폰서비스업체들도 수도권
지역 가입자가 10만명을 훨씬 넘어섬에 따라 빠르면 하반기부터 대리점
등을 통해 HBS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기존 가입자들이 HBS를 가정에 설치하면 시티폰서비스 가입을
해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비가입자들이 HBS를 구입함으로써 시티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티폰서비스 업체들이 HBS의 등장으로 이동전화 및
개인휴대통신 (PCS) 서비스와 경쟁하는데 원군을 얻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10여개가 넘을 HBS 생산업체들이 무선전화기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인 광고전이 시티폰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라고 밝히고 있다.

< 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