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선교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두꺼운 성경책을 끼고 가가호호 방문하던 전도사들이 인터넷과 PC통신 CD롬
타이틀 등 첨단매체를 통한 전도의 길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첨단 선교의 대열에는 불교계 천주교회 개신교회 원불교 통일교회 유교계
등 전 종교계가 예외없이 참가하고 있다.

첨단 정보화시대를 맞아 다소 보수적인 종교계도 "시대와의 발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것.

오는 14일 불기 2541년을 맞는 불교계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인터넷
홈페이지(www.buddhism.or.kr)를 개설했다.

불교조계종은 "인터넷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에게 부처님이 오신 큰 뜻을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홈페이지에는 귀여운 아기부처캐릭터가 등장, 부처님 오신 날의 의의와 각종
연등행사 등을 소개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마야부인의 몸을 빌려 룸비니동산의 무우수나무 아래서
탄생하셨습니다.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걸음을 걷고 난뒤 두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사자후를 외쳤습니다.

"하늘위나 아래서 내가 가장 존귀하도다.

온세계의 고통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교리소개 외에도 이 홈페이지는 지난해 발간한 "코리안부디즘"이란 영문책자
를 담아 한국불교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있다.

내년초까지는 3백여개의 국내 주요사찰을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릴 예정
이라고.

한편 해인사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올초 팔만대장경의 내용을 CD롬 타이틀에
담아 발표해 불교 전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천주교 바오로딸수녀회도 사이버 선교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

이 수녀회는 그동안 TV 라디오 영화 등의 대중매체를 이용한 선교활동
이외에도 최근들어 인터넷 PC통신 등을 선교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세계 36개국에서 활동중인 이 수녀회는 한글판 인터넷 홈페이지
(http://paoline.nicstech.co.kr)를 통해 성모의 거룩한 뜻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천리안 등 PC통신망(초기화면서 go tecla)에서도 복잡한 교리를
쉽게 풀어주며 신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www.peacenet.or.kr/ncck)도 사이버 선교시대의
선봉장.

이 협회는 인터넷에 국내 교회현황과 교회일치운동 통일문제 인권소식 등을
알리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예수교장로회 구세군대한본영 예수세대 한국성경연구회 등
단체도 잇따라 홈페이지를 개설, 사이버 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일교회도 발빠르게 선교대열에 나섰다.

아직 일반인들에게 낯선 통일교회의 원리와 창시자 소개, 세계 선교활동
등을 동화상 오디오파일을 동원해 홍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성균관대학교가 유교계를 대표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전통
윤리사상과 유교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종교계 관계자들은 "멀지않아 교회나 사찰에 가지 않고도 다락방에
앉아 컴퓨터를 통해 기도하는 사이버종교시대가 개막될 것"이라며 이제 막
커튼을 걷은 사이버 선교시대가 더욱 확산되어 갈 것이라고 들려줬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