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는 실속"

상업은행의 경영전략이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9일 "실속없는 단기실세 고금리상품과 공익상품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기고금리상품의 경우 올들어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지만 예대마진 수익률이 낮아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일부 고금리상품의 경우 역마진이 우려
되는 것도 있다"며 "단기적인 외형신장보다는 내실있는 영업전략이 더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상업은행은 또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취급하고 있는 "경제살리기"
등 공익금융상품도 팔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공익금융상품들의 판매실적이 대부분 미미한 수준인데다 판촉비와
개발비용 등을 감안하면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상업은행이 이처럼 최근 "유행"과 정반대로 경영전략을 채택한 이유는
지난달초 끝난 은행감독원의 정기검사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은감원은 올해부터 은행경영평가를 자산의 건전성과 수익률을 중시하는
"CAMEL" 방식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부실가능성이 있는 영업전략이나 실속없는 외형의 확대를 경계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의 "변신"은 은감원의 달라진 경영평가 잣대와 맞물려
다른 은행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검사를 받고있는 한일은행도 이같은 기류를
읽고 영업전략의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