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러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나 새삼 반성하고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6.25발발등 힘든 상황에서도 자녀교육에 남다른 신경을 쓰셨던 어머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선정한 올해의 "신사임당상"으로 뽑힌 서예가
김상민(63)씨는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신사임당상"은 해마다 신사임당 탄생일 (5월17일)을 맞아 현명한 아내,
어진 어머니로서 뿐만 아니라 예능등 다방면에서 뛰어나 주부들의 모범이
된다고 생각되는 이에게 수여돼 왔다.

김씨는 고려대 홍일식 총장의 아내.

40년간 시부모를 모시고 청빈한 학자의 아내로서 3남1녀를 훌륭하게
키워냈으며 각종 사회봉사, 서예가로서의 활동 등도 활발히 해온 점등이
높이 평가됐다.

"제도교육만이 교육은 아닙니다. 가정에서 보고 듣는 것이 인성형성에
더욱 중요하죠. 자식들에게 늘 욕심내지 말고 정직하게,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라고 가르칩니다"

지금도 주말이면 결혼해서 따로 살고있는 자녀들이 언제나 한자리에
모이고 손자들은 증조할아버지 (김씨의 시아버지)가 필서한 "명심보감"을
공부한다고.

"사회활동도 중요하지만 여성으로서 교양을 쌓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소중하다고 봅니다. 서예를 하면 조용히 스스로를 수양할수 있습니다"

김씨는 출산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집에서 대가족 살림 (홍총장이
8남매의 장남임)을 돌보면서 자신의 생활을 찾고자 서예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학교은사였던 김춘동 선생댁으로부터 우리나라 옛 궁중주인
삼해주의 비법을 전수받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의 신사임당상을 묻는 질문에 "정보화등 변화에 빨리 적응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도덕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한 그는
"요즘 신세대 주부들이 가정보다 개인을 너무 중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