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지만 김정일 정권이 앞으로
3~4년안에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경영조찬 세미나에서 북한문제 전문가인 김학준인천대 총장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며
적어도 3~4년간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와 관련,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정권 조기 붕괴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총장은 특히 역사상 굶주림 때문에 반란이나 쿠데타 등이 일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북한에서도 아무리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당장 민란이나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총장은 그러나 "북한이 지난 7년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다 식량 부족으로 인해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정치체제는 이미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러한 체제 붕괴가 김정일 정권의 안정성을
침해해 결국 10년을 넘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경협과 관련,그는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남북경협은 활성화 돼야 한다"며 "남북경협이 당장은 북한 정권을
돕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평화통일 방향으로 북한을
연착륙 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차병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