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의 설비투자가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중소기업은행이 종업원 3백명 미만의 중소제조업체 2천8백70개를
표본으로 올해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국내업체의 올해 총 투자규모는
5조9천22억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작년의 투자실적 6조4천8백10억원에 비해 8.9% 감소한 것이다.

작년에는 전년의 6조5천1백28억원에 비해 0.5%가 줄었는데 이는 지난 84년
이후 95년까지 연 평균 17.6%의 높은 투자증가율을 보인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경공업은 작년에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두자리수의
감소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중화학공업은 작년에 이어 계속 줄어들
것이나 감소율은 한자리 숫자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에 8.9%가 증가해 2조6천2백4억원의 설비투자 실적을 보인 경공업은
올해 무려 11.8%의 감소세로 반전, 투자총액이 2조3천1백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화학은 올해 3조5천9백19억원이 투자돼 작년의 3조8천6백6억원보다
7.0%가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은 이처럼 중소제조업의 설비투자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전반적인 경기가 불황인데다 엔저현상으로 경쟁력 약화가 지속
되고 있고 한보 삼미등 대기업군의 부도여파로 투자분위기가 냉각됐기 때문
으로 분석했다.

또한 중소제조업의 주된 생산품목인 의류, 장난감 등 경공업 제품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시장이 잠식되는 등 중소제조업의 시장기반이 위축된 것도
투자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