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고있는 서양화가 오순자(50)씨가 16일~6월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화랑(735-8449)에서 귀국전을 갖는다.

지난 60년대말 미국으로 건너간뒤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오씨는 산타모니카 보리그레이화랑 등 미국내
유수화랑에서 10여차례의 개인전을 가지며 독특한 작업을 펼쳐 현지화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나무상자위에 얇은 알루미늄판을 입힌뒤 표면을 산으로 부식시키거나
아크릴릭으로 처리하는 그의 작업은 마치 회화와 조각을 결합시킨듯한
독특한 형태.

부식과정에서 생기는 표면의 다양한 질감과 얼룩이 마치 동양 전통수묵의
농담효과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은 동서양문화의 이질적 특성들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높이가 서로 다른 오브제성격의 돌출된 육면체를 벽면에 설치,
리듬감과 함께 동양적 질서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힌 오씨는
"화면을 통해 궁극적으로 음과 양등 우주질서의 조화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오씨가 사용하고 있는 색감은 주로 무채색의 단색톤이 주종.

검정 회색 실버톤으로 이어지는 무채색의 흐름을 통해 동양적 정서를
차분하게 담아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작업이 "직관과 우연성에 바탕을
둔 동양적 사고와 이성에 의존하는 서구 모더니즘 미술의 특징적 요소들을
오늘의 시각으로 새롭게 통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가로 5.5m, 세로 2.7m짜리 대형작품을 비롯 근작
15점이 선보인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