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사료 가격인상 문제를 놓고 우성사료 제일제당 삼양사 미원 등 사료
제조업체와 최대 수요처인 농협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농협이 인상폭을 5.2~7%에서 3.5~4%로 낮춘 사료업계의 수정제의 마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사료업계는 환율상승에 따른 원료구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달 회사별로
5.2~7% 인상안을 만들어 농협에 제시했다.

< 본보 4월28일자 19면 참조 >

하지만 농협은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내세워 "수용불가"를 통보했으며
사료업계는 이에따라 최근 3.5~4%로 수정 제시, 현재 농협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농협은 국내 배합사료 판매량의 25%를 사가는 최대 수요처로 농협과
사료업체간 거래가격은 전체 사료가격의 기준이 된다.

때문에 축산농가와 사료업계는 양측의 협상을 주목하고 있다.

사료업체들은 "수정제의한 3.5% 수준의 인상안은 사료업체들이 최대한
양보한 마지노선이며 이 선에서라도 빨리 타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료업체들이 꼽는 최대의 인상요인은 환율상승.

환율이 2.4분기중 8백4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지난 2월 배합사료
가격을 내렸으나 달러당 8백90원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대두박과 라이신가격인상도 빠뜨릴 수 없는 요인이다.

대두박은 지난 2월 t당 2백66달러였으나 현재 3백6달러선으로 상승했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사료업체 대부분이 최근들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사료가격 인상이 원만히 추진되지 않으면 공급량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사료가격을 인하한지 불과 3개월밖에 안됐는데 다시 올린다는 것은
축산농가에 명분이 안선다는 입장이다.

일선 축산단체들도 사료가격 인상요인은 인정하지만 오는 7월 돼지.닭고기
수입전면개방을 앞두고 사료업체 못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상
불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사료생산자이자 축산농가조합인 축협은 농협의 가격결정만
바라보고 있다.

농협의 인상안을 보고 여기에 맞춰 축협도 조정할 자세다.

결국 가격결정에 있어 키를 쥐고 있는 농협측이 사료업체들의 3.5%대
인상안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이달안으로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될 전망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