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간의 합병이 줄고 상장법인간의 합병이 늘고 있다.

12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2년 4월 상장법인의 합병신고서
제출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이뤄진 46건의 기업합병중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 사이의 합병이 33건으로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71.7%를
차지했다.

연도별로도 92년의 경우 3건 모두가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의 합병이었고
93년에는 9건중 8건, 94년에는 10건중 8건, 95년에는 13건중 10건이
같은 형태였다.

그러나 96년에는 8건중 5건이 상장법인들 간의 합병이었고 올들어서도
3건중 2건이 상장법인과 상장법인 사이에 이뤄졌다.

이같은 현상은 합병을 이용한 편법상장을 막기위해 정부가 지난해초
상장사와 비상장사간의 합병요건을 강화한데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계열사를 통폐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92년이후 삼성전자와 광주전자, 광주고속과 한국복합화물터미널등
6건 12개사는 합병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감원은 "합병의 무산은 대부분 합병계획 발표 후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과다한 주식매수청구 때문이었다"며 해당 기업의 주가전망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기업합병은 실현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