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오카=하영춘 기자 ]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최근의 통화금리논쟁과 관련, "돈을
풀어 금리를 내리자는 일부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또 국내경기회복시점이 늦춰질수 밖에 없다고 밝혀 경기저점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제30차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강부총리는 12일 일본
후쿠오카 시호크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면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된다"고
말했다.

강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경기부양을 위해선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완화가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돈을 더 풀어야한다는 재계와 일부 국책연구소의
주장에 쐐기를 박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이어 고비용 저효율구조로 특징지어지는 우리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해선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경기회복시점은 느춰질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부총리는 중앙은행 독립문제와 관련, "금융개혁과 금융자율화추구라는
큰 틀안에서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오는 6월 임시국회에 한은법개정안을
상정하는 건 무리"라고 말해 연내 한은법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밖에 자금세탁방지법을 이번 임시국회에 상정키로 하고 법무부에서
법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부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을통해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과 물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북한의 ADB 가입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줄 것"이라며 지지입장을 재천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