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간에 상표전쟁이 불붙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프라이스 코스트코(Price Costco)사는 최근
해태그룹계열 슈퍼체인업체인 해태유통을 상대로 상표등록무효심판소송을
특허청 심판소에 청구, 양측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

프라이스 코스트코사는 해태유통의 "코스코"라는 슈퍼마켓 상표가
자신들이 국내외에 상표권을 갖고 있는 "Price Costco"와 유사하다며 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태유통은 이에대해 지난 74년 회사 설립당시 명칭이 (주)코스코인 만큼
이 상표는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며 이 이름을 빼앗겠다는 것은
미국 거대기업의 한국시장 잠식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해태유통이 "코스코"란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것은 지난 94년 2월이며
상표를 등록한 날은 96년 10월.

반면 프라이스 코스트코사는 "Price Costco"라는 상표를 지난 94년 4월
국내에 출원, 96년 11월 등록이 허가됐다.

해태유통이 출원일 기준 2개월, 등록일로는 1개월 빠르지만 상표법등에
관한 국제조약에 따라 프라이스 코스트코사의 출원일이 빨라진다.

이 회사가 미국에서 상표출원한 날이 93년 10월이기 때문에 국제조약에
따라 프라이스 코스트코사가 해태유통보다 앞서 상표를 출원한 셈이 되는 것.

해태유통은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영문 "Price Costco"와 한글
"코스코"상표가 외형상으로 유사하지 않으며 "Costco"도 한글 발음으로
"코스트코"가 되기 때문에 상표유사 주장은 억지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특허청에 제출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제휴, 프라이스클럽을 내면서 국내에 알려진 프라이스
코스트코사는 전세계 2백72개의 회원제 창고형할인점을 운영하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로 지난해 12월 프라이스사와 코스트코사로 각각 분리됐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