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 장진호회장이 유통과 건설에 경영권포기각서를 채권은행에
제출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12일 "장회장이 이날 주식포기각서 주식처분위임장
재산처분위임장 구상권포기각서를 제출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이중 일부를
접수했다"며 "나머지는 13일 오전중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회장은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행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주식을 임의처분할 수 있다"는 무조건부형태의 포기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행은 이에따라 오는15일께부터 유통및 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을
개시할 방침이다.

유통에는 3백23억원의 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며 건설에는 1백37억원의
자금이 7월말까지 나간다.

장회장은 유통과 건설에 대한 운영자금이 긴급히 필요해 다른 계열사에
우선해 포기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회장은 그러나 나머지 정상화대상기업인 (주)진로 진로인더스트리즈
진로종합식품 진로쿠어스맥주에 대한 포기각서는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건설과 유통에 대한 포기각서를 제출한 만큼 다른 계열사에
대한 포기각서도 조만간 낼 것으로 본다"며 "자금지원도 이번주부터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로그룹은 자구노력의 하나로 계열사임원수를 현재의 1백40명에서
절반수준으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진로그룹의 한 관계자는 비상경영개혁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및
인력감축방안을 이번주중 확정, 주거래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영업조직은 더욱 강화하되 나머지 유명무실한 조직은 과감
하게 통폐합, 임원의 상당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서명림.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