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란 체크무늬 판과 말을 사용해 두사람이 펼치는 게임으로 서양
장기라고도 한다.

판은 64칸이 있고 말은 흑백 각 16개로 모두 32개가 된다.

고대 인도가 발상지인 "차투랑가"가 유럽에 건너가 변형된 것이고
국제경기규칙은 15세기께 확립됐다.

세계적인 체스대회는 주니어 선수권대회, 체스올림픽, 개인선수권대회
등이 있다.

12년째 세계 체스계를 지배하고 있던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34)가
12일 도전자 IBM 컴퓨터 "딥 블루"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카스파로프는 6살부터 체스를 두기 시작해 13살때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우승했고 22살때 세계 챔피언에 올라 최근의 라스팔마스 대회 등 국제
대회를 모조리 휩쓴 전설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종전 19수만에 패배를 선언하게 되자 매스컴은 "사람이
컴퓨터에게 정복당하는 순간"이라고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컴퓨터는 74수 앞을 내다볼 수 있지만 사람은 10수 정도가 한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카스파로프는 지난해 2월엔 "딥 블루"와의 대전에서 4대2로
낙승을 거뒀었다.

그때 사람들은 "실리콘 두뇌는 역시 사람 두뇌를 당할 수 없다"고
평가했었다.

그러데 "딥 블루"는 어떻게 1년만에 카스파로프에게 역전승하게 된
것인가.

그것은 작년 컴퓨터 기종에 비해 연산속도가 2배나 빨라져 초당 2백번의
항마법을 검토할 수 있고 또 미국 체스 챔피언 출신 조엘 벤자민의 조언과
과거 1백년간의 주요 대국및 채스 대가들의 스타일을 모두 프로그램에
입력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딥 블루"가 승리한 원인은 컴퓨터 기종 개량과 컴퓨터의
두뇌격인 프로그램을 대폭 보완한데 있었던 것이다.

결국 컴퓨터가 사람을 이긴 게 아니라 고군분투할 가스파로프가
컴퓨터를 설계한 사람들에게 진 셈이다.

카스파로프는 이번 재도전을 받아들이며 "언젠가 사람이 컴퓨터에게
지겠지만 그사간을 가능한 뒤로 미루겠다"고 말했었다.

사람과 컴퓨터가 바둑을 두게되면 어떻게 될까.

현재 세계 최고의 기력(기력)을 자랑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핸드토크"
이다.

그러나 사람의 실력으로 치면 아마추어 8급수준이라 한다.

지금은 사람이 이기지만 이 역시 컴퓨터 기종 개량과 프로그램 보완으로
사람이 패배할 날이 올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