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서 샌호제이(미국)까지"

네트워킹 전문업체인 테라(대표 박상훈)의 사업 노정이다.

테라는 청계천의 흔한 유통업체에서 출발해 세계 정보통신 중심지로
진출한 보기 드문 회사이다.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업체에서 통신장비.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구축의
토털네트워크 솔루션기업으로 변신한 모험기업이다.

이회사는 지난달말 명실상부한 벤처기업으로 전환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6억원에서 8억원으로 늘리면서 동원창업투자
대구창업투자 기은개발금융등 3개 창투사의 벤처자금을 참여시킨 것.

벤처캐피털의 지분이 벤처기업 요건인 10%를 훨씬 넘는 25%나 된다.

이와함께 LA지사를 실리콘밸리의 샌호제이지역으로 이전했다.

이곳에 연구실을 둠으로써 첨단 기술정보와 시장흐름을 신속히 파악하고
미국 시장 개척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벤처기업 전환에 따라 테라는 이달말 코스닥시장 등록을 추진하고
스톡옵션제를 실시하는등 벤처에 걸맞는 외양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올해중 네트워크 해킹 방지를 위한 통합보안시스템을 구축하고
서울 서교동에 7층 규모의 연구소를 다음달말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15년전 컴퓨터월드상사란 개인회사에서 출발, 지난91년에 지금의
(주)테라로 상호를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인회사 시절까지만해도 청계천의 여느 게임기 및 주변기기 판매상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컴퓨터 주변기기 및 부품은 불량이 많아 선별작업과 부품테스트를
하느라 철야근무하기가 일쑤였지요"

박사장의 회고이다.

연이은 야근으로 몇 안되는 직원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떠나는 가운데서도
사장 자신부터 휴일조차 반납한 채 부품개발및 신용확보에 온힘을 쏟았다.

이러다가 89년 컴퓨터 네트워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네트워크란 정보고속도로의 기간분야로 세계적 추세인 컴퓨터의
다운사이징을 구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시스템.

컴퓨터 사용자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고속의 정보통신망 구축을 원하고
있어 네트워크부문의 성장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미국 3컴사가 네트워크부문 세계시장의 80%이상을 독점하고 있던 당시
한국내 3컴코리아와 연계를 맺게된 것이 네트워크업체로 변신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전문가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네트워크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을 전수받게
됐다.

이기반위에 신용보증기금의 자금지원으로 테라가 탄생했다.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던 때여서 신보의 자금은 일종의 벤처캐피털이었던
셈이다.

이후 이회사는 연평균 30%이상의 고성장을 실현하면서 지난해 종업원
45명으로 15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업체로 부상했다.

올해는 235억원을 달성할 계획.

1인당 매출에서 업계 선두라는게 이회사의 자랑이다.

회사측은 도약의 준비단계로 95년 서교동에 기업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의 네트워크 교육센터를 설립했다.

대기업조차 엄두를 못내던 네트워크 교육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전문인력을
양성 보급하고 네트워크 기술의 저변확대를 도모할수 있게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제조업체 대학 병원 유통업체 관공서 언론기관 금융기관
등에 업무전산화시스템등 네트워크망을 구축할수 있었다.

네트워크 진단 컨설팅에서 애프터서비스까지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로 봉사하고 종업원으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는 우량기업"이 테라의 지향점이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