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예금 적금 등 은행계정 상품과 적립식목적신탁
가계금전신탁 등 신탁계정 상품이 있다.

고객들은 그 상품이 은행계정이든 신탁계정이든 별 관심이 없지만
신탁상품은 은행계정 상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신탁은 본래 대외적 (법률적)으로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소유자로
보이지만 대내적 (경제적)으로는 수익자가 신탁재산의 소유자이다.

즉 고객이 은행에 예금을 가입했다면 은행은 그 예금을 마음대로
운용하고 만기에 원리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같은 돈이라도 은행 신탁계정으로 유입됐다면 은행에서는
위탁자의 지시에 의해서 그 돈을 운용하게 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위탁자가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고 경우에
따라선 이자는 물론 원본의 손실도 발생할수 있다.

이와같은 신탁의 엄격한 논리가 성립되는 상품이 바로 특정금전신탁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경제적으론 고객이 신탁재산을 운용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특정금전신탁의 만기원리금을 회수한다는 것은 은행계정에서
예금원리금을 수령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즉 은행에서 예금원리금을 수령하는 것은 원본과 이자를 수령하는
것이지만 특정금전신탁에서 원리금을 수령한다는 것은 원본과 이익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때의 이익이란 신탁재산의 운용방법에 따라 대출금이자 채권이자
주식배당금 채권매매차익 주식매매차익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과세당국에서도 특정금전신탁의 특성을 고려해 이익내용에 따라 구분
과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금이자는 15%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하고 다른 이자.
배당소득과 합해 4천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하지만 특정금전신탁에서
발생한 이익의 경우에는 다르다.

즉 특정금전신탁에서 발생한 이익이 채권이자 배당금등인 경우엔
예금이자와 마찬기지로 과세하지만 그 이익중에 주식매매차익
채권매매차익이 있는 경우에는 비과세된다.

왜냐하면 개인이 주식투자나 채권추자로 매매차익을 얻더라도 비과세
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금전신탁재산을 5년이상의 장기채권에 운용하는 경우에는
25~30%의 분리과세를 선택할수도 있다.

이와같이 고객이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하면 만기에 수령하는 이익에
대해서 그 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종합과세되거나 비과세되거나
분리과세되기도 한다.

따라서 종합과세 대상자들은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하면 절세
효과를 볼수 있다.

단 주식매매차손이나 채권매매차손이 다른 소득에서 공제되지 않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하면 신탁재산의 관리는 은행에서
해주지만 그 재산의 운용은 가입자가 직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세법을 적용한다.

< 정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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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