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통화량을 갑자기 늘릴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금리가
오르고 물가도 지속적으로 상승,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13일 최근 개편한 거시계량경제모형 "BOK97"을 통해 통화
정부지출 환율등 주요 정책변수를 지난 90년 1.4분기부터 95년까지의
실제치에 적용해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금리인하를 위해 통화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재계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총통화(M2) 증가율을 매년 5%포인트 높였을 경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90-95년기간동안 연평균 0.34%포인트 높아지는
반면 물가는 1.14%포인트 추가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상수지는 4억6천8백만달러가량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금리의 경우 통화량을 늘린 첫해에는 0.085%포인트가 떨어지지만
다음해부터는 지속적으로 올라 장기적으로 0.01%포인트이상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량을 늘릴 경우 일시적으로 금리는 내려가겠지만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세하면서 경제전반의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