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는 현재 63개의 벤처기업이 등록돼 있다.

벤처기업의 개념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창업투자사나
신기술사업금융 등의 벤처캐피털에서 자본금의 10%이상을 지원받은 회사를
벤처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벤처기업은 일반기업보다 코스닥 등록이 수월하며 주식 추가분산비율
에서도 요건이 완화되는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 육성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이같은 등록요건과 등록유지
요건은 앞으로 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벤처기업의 범위를 대폭 확대해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유망선진기술기업(1백59개사), 과학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유망중소정보통신기업(2백개사), 통상산업부가 지정한 공업기반기술 개발사업
수행업체 등도 벤처기업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벤처기업은 숫자면에서 일반기업에 비해 열세지만
벤처기업 육성이 경제회생책의 대안으로 꼽히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코스닥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지난 4월 벤처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14.94%로 코스닥지수 상승률 4%를
크게 앞질렀다.

또 전체 거래대금의 70%를 벤처기업이 차지했고 거래량에서도 전체의 39%가
벤처기업이었다.

벤처기업의 선전으로 코스닥시장 하루평균 거래량도 2월과 3월에는 8만주대
에 머물다가 4월에는 13만주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처럼 벤처기업에 시장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
시책을 펴고 있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 불황의 골을 벤처법인들이 상대적으로
잘 헤쳐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일반기업이 지난해 평균 28.4%의 경상이익 감소를
기록한 반면 벤처기업의 경상이익은 24.8% 늘어났다.

불황에 대처하는 능력에서 벤처기업의 우수성이 증명된 셈이다.

다우기술 국제정공 한글과컴퓨터 가산전자 등 유망 벤처기업들은 경상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3~6배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많은 벤처기업이 등록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케이씨텍,
팬택, 건인 등은 10만원이상의 "귀족주"가 됐다.

또 91년 등록된 기라정보통신은 9일 현재 주가가 6만6천3백원으로 최초
등록가(첫날 기준가)인 4천8백70원에 비해 13.6배나 올랐다.

텔슨전자와 가산전자도 등록가대비 각각 9배와 7배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에게 큰 이익을 안겨준 종목들이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유망기업"이라는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선두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이 출자했던 로보트보일러가
최근 갑작스런 부도를 맞아 주가가 곤두박질친 사례에서 보듯이 벤처기업은
속성상 일반기업보다 부도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벤처기업에 투자할때는 사업의 안정성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벤처기업 중에는 창투사들이 자본을 철수하고 난뒤
벤처정신을 살리지 못하고 도태되는 기업도 많다.

알루코(알미늄코리아테크닉) 일칠화학 윤영 동양기공 주화산업 신한모방
삼보지질 경우 로보트보일러 등은 최초등록가(첫날 기준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주가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벤처기업에 투자할때는 기본적으로 그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독창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고 덧붙여 경영자의 자질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술력 못지 않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유능한 인적자원의 보유
여부가 벤처기업 성공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