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에게 있어 요즘은 정치불신 시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소위 대선(대선)주자들이 벌써 10여명이나 자천타천으로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는 서구에서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대선주자로서는 모자란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출현하여 희극을 연출한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는 인격과 경륜이 가히 국가의 원로에 해당하는 분들이 많아서
마음 든든하고 안심이 되기도 한다.
어른을 모시고 사는 가정이나 원로들이 많은 나라는 그분들의 지식과
경륜으로 질서가 만들어지고 미래방향이 제시되어 발전하고 성숙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의 현실은 존경하고 가까이 자문을 구할 원로를
찾기 어렵고 원로들도 나서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때에 많은 국가의 원로급 인사들이 대선이란 기회를 이용하여
공개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현실문제에 대한 처방도 내리고 나라의
장래에 관한 탁견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이 깨우칠수 있게 되기 바란다.
앞으로 선거가 가까워지고 과거 양상이 재현되면 훌륭한 분들 사이에 끼여
도매금으로 위상제고를 노리는 정치꾼들도 나타날 것이고, 자기멋대로
대선주자들을 평가하고 비하시키는 반푼수 인사들도 나타날 것이다.
국민들은 이러한 정치꾼이나 반푼수들을 경계하고 대선주자들에 관해서는
신중하고 존경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원로들에게는 정치꾼들의 술수에 마음쓰지 말고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연한 노력을 국민들은 기대한다.
그럴때 국민들은 국가의 원로로 존경하는 마음자세를 갖게 되고 원숙한
국가를 건설할수 있을 것이다.
대선주자들의 훌륭한 처방과 탁견을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