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115) 제3부 : 환상의 커플 <15>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누님 사랑해요. 육체적으로 보다는 나의 영혼을 다 바쳐 사랑할 겁니다.
가슴과 영혼으로요"
"그러니까 그 차는 그냥 타요. 나는 부도가 나기 직전까지 사업을
엉망으로 몰고간 남편과 헤어질 것이고.... 사실 그는 나를 지독한
방법으로 배신했어요.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그 배신을 끝까지 숨기려고
비겁하게 구는 것이지요"
"여우같은 놈들이 많은 세상이지요"
그러면서 그는 어른스럽게 복숭아 이마를 곱게 쓸어 올리면서 나이 든
신사의 모습이 된다.
그는 걸거친다고 할 정도로 거구의 사나이였지만 지금 만큼 김영신에게
믿음직스러운 남자로 보인 적은 없다.
그녀는 두번째의 결혼을 마감하려고 결심한다.
그리고 만약 끝까지 남편이 사악하게 나온다면 그와 소송이라도
불사하리라 다짐한다.
그녀는 밤의 이과수의 위대한 물줄기를 건너다보면서 자연이 위대하듯이
남자라는 것이 그렇게 거대하게 보일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겸손하고 솔직해지기로 한다.
"나이 많은 여자와 사귀는 건 교통신호 위반하는 것 같은 모험이지
않아요?"
"내 인생 자체가 모험인걸요"
그의 대답은 너무나 명쾌하다.
단순한 젊은 골프 코치로서는 너무도 노숙한 것이 시간이 갈수록
김영신이 느끼는 그의 오묘한 점이다.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면 누구나 그 남자가 최고로 잘 난 남자같이
느낀다.
또 남자는 그녀가 천사같이 느껴진다.
천사가 되어주기를 희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이 식어갈 때는 꼭 그 반대로 나쁘게 어필한다.
사랑의 수수께끼를 저술한 사랑학 박사들의 책에 의하면 서로 매혹되는
그 신비한 메커니즘은 아무도 설명하기 힘든 인류 최대의 신비한 연구
과제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실 연령을 초월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그것이 육체로부터 왔든 다른 이유에서 시작됐든 그들의 점화를 막을 수
있는 절대자는 이미 아무도 없다.
일종의 이성을 잃은 상태 그것이 사랑의 정직한 감성은 아닐까?
얼마전에 잠이 안 와서 독파해버린 사랑학 책의 결론들을 떠올리면서
김영신은 자기가 이미 새로운 사랑의 항해를 시작했고 어떤 위험이나
손해를 보더라도 이 소중한 행복을 꼭 유지하리라 굳게 마음속으로 다진다.
그러나 20년이나 손아래인 남자와의 사랑을 어머니나 아버지는 무엇이라
나무랄까? 어차피 정식 결혼은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인습이고 인류사의 인습이다.
그것을 뒤집어엎기는 힘들다.
다만 사랑을 할 때까지, 그와의 사이가 냉각될 때까지 만은 진실하게
사랑하고 아낌없이 나눠줄 것이다.
육체든 물질이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누님?"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
가슴과 영혼으로요"
"그러니까 그 차는 그냥 타요. 나는 부도가 나기 직전까지 사업을
엉망으로 몰고간 남편과 헤어질 것이고.... 사실 그는 나를 지독한
방법으로 배신했어요.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그 배신을 끝까지 숨기려고
비겁하게 구는 것이지요"
"여우같은 놈들이 많은 세상이지요"
그러면서 그는 어른스럽게 복숭아 이마를 곱게 쓸어 올리면서 나이 든
신사의 모습이 된다.
그는 걸거친다고 할 정도로 거구의 사나이였지만 지금 만큼 김영신에게
믿음직스러운 남자로 보인 적은 없다.
그녀는 두번째의 결혼을 마감하려고 결심한다.
그리고 만약 끝까지 남편이 사악하게 나온다면 그와 소송이라도
불사하리라 다짐한다.
그녀는 밤의 이과수의 위대한 물줄기를 건너다보면서 자연이 위대하듯이
남자라는 것이 그렇게 거대하게 보일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겸손하고 솔직해지기로 한다.
"나이 많은 여자와 사귀는 건 교통신호 위반하는 것 같은 모험이지
않아요?"
"내 인생 자체가 모험인걸요"
그의 대답은 너무나 명쾌하다.
단순한 젊은 골프 코치로서는 너무도 노숙한 것이 시간이 갈수록
김영신이 느끼는 그의 오묘한 점이다.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면 누구나 그 남자가 최고로 잘 난 남자같이
느낀다.
또 남자는 그녀가 천사같이 느껴진다.
천사가 되어주기를 희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이 식어갈 때는 꼭 그 반대로 나쁘게 어필한다.
사랑의 수수께끼를 저술한 사랑학 박사들의 책에 의하면 서로 매혹되는
그 신비한 메커니즘은 아무도 설명하기 힘든 인류 최대의 신비한 연구
과제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실 연령을 초월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그것이 육체로부터 왔든 다른 이유에서 시작됐든 그들의 점화를 막을 수
있는 절대자는 이미 아무도 없다.
일종의 이성을 잃은 상태 그것이 사랑의 정직한 감성은 아닐까?
얼마전에 잠이 안 와서 독파해버린 사랑학 책의 결론들을 떠올리면서
김영신은 자기가 이미 새로운 사랑의 항해를 시작했고 어떤 위험이나
손해를 보더라도 이 소중한 행복을 꼭 유지하리라 굳게 마음속으로 다진다.
그러나 20년이나 손아래인 남자와의 사랑을 어머니나 아버지는 무엇이라
나무랄까? 어차피 정식 결혼은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인습이고 인류사의 인습이다.
그것을 뒤집어엎기는 힘들다.
다만 사랑을 할 때까지, 그와의 사이가 냉각될 때까지 만은 진실하게
사랑하고 아낌없이 나눠줄 것이다.
육체든 물질이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누님?"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