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5.16은 역사를 뒷걸음질 치게 한 쿠데타"라고 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

5.16 쿠데타 36주년인 16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총재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5.16민족상 수상식에 참석해 박 전대통령을 흠모하는 연설을 한후 곧
국립묘지로가 박 전대통령 부부묘를 참배했다.

오후에는 박 전대통령을 재조명하는 일본 니혼TV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인터뷰를 했다.

김총재는 5.16민족상 시상식에서 "김대통령이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낱말을
국민앞에 내놓았으나 역사는 배움의 대상이지 바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면서
김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세대전 우리들이 맨손으로 시련과 도전을 물리치고
번영을 이뤄냈듯이 의욕과 희망이 살아 숨쉬는 민족 재도약의 기치를 다시
한번 높이들고 21세기를 활짝 열어가자"며 의원내각제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지난 61년 내각제를 실시하던 제2공화국 장면 정부를 붕괴시킨 김총재가
36년이 지난 오늘 대통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의원내각제 도입을 주창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그러나 김총재는 "내각제를 하기 위해서는 경제력과 고도의 민도가 동시에
충족돼야 하나 5.16 당시에는 이 두가지 모두 미흡했고, 우리 힘으로 우리
일을 꾸려갈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5.16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아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내각제를 만들어놓고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김총재는 5.16 주체세력중 구자춘 이병희 전 의원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이종근 전 의원도 위암으로 외롭게 투병생활을 하고 있어 사실상 홀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 김대통령을 비롯한 전직대통령들의 인기가 밑바닥을 헤메고
있는 반면 박 전대통령의 인기가 상승일로에 있는 것이 김총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