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중앙은행이 진정으로 독립적인 통화신용
정책을 수행할수 있기 위해선 최종 대부자로서의 중앙은행 기능을 이행할수
있도록 은행및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한을 갖는게 필수적"이라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채 은행감독원을 분리하려는 논의에는 결코 찬성할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중앙은행 독립에 대한 이총재와의 일문일답.

-최근 한국은행이 은행감독원 분리를 수용키로 입장을 변경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달 금개위에 한은입장을 설명할 때부터 은감원 분리문제는 "전부 또는
전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현재의 은감원 전체를 한은에서 떼어내자든지, 아니면 현행 체제를
유지한채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을 보장하자는 주장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요한건 어느 방식이 중앙은행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 보장에 가장
합당한가를 고려하는 것이다"

-은감원을 분리할수도 있는가.

"전반적인 금융감독시스템 재구축 차원에서의 얘기라면 굳이 은감원을 한은
산하에 두자고 고집하지는 않는다.

단지 어떤 경우라도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 수행과 최종 대부자로서의
기능,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책임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수 있는
감독권한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은행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자기자본비율의 지도감독권과 여신 한도관리
및 은행 유동성관리 등을 위한 감독권은 필수적이지 않겠는가"

-다른 권한은 이양할수 있다는 얘기인지.

"금개위의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말할수 있지만 비리조사 계좌추적 등은
통화신용정책 시행과 별로 관련이 없지 않는가"

-가칭 금융감독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느냐, 재경원 산하에 두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개인적 의견은 있지만 아직 말할 시점이 아니다"

-만일 금개위가 은행 건전성 유지를 위한 감독권한마저 금융감독위원회에
이양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그렇다면 한은법 개정은 곤란한 것 아니냐(강한 반대의사를 시사)"

-한은법 개정에 대한 시각은.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밥그릇 빼앗기식"의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말그대로 어떤 시스템이 진정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하느냐라는
순수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