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그러나 실제 주택설계에선 조명이 소홀히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각방의 위치가 결정된 뒤 중앙이나 벽에 조명기구가 설치
된다는 전제로 배선도가 작성된다.

그후엔 방의 용도나 가구배치 동선 조명기법 등에 상관없이 배선도에 따라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한 생활에 알맞는 조명이 이뤄지기 힘들다.

불편해도 비용 등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선뜻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합리적인 주택조명을 위해선 배치.배선도를 작성할 때부터 각
공간의 특성과 가족의 생활양식, 습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별로 조명을 연출할 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 거실 =집에서 가장 중요한 다목적 공간.

편안하면서도 유연한 조명 연출이 가능해야 한다.

세종류 이상의 조명으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광스위치 필요.

<> 주방 =거실과 함께 다목적 공간이다.

식탁은 물론 주위의 분위기를 고려해 가족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장소로 연출해야 한다.

전체조명과 식탁 조명이 나눠져 있는 것이 바람직.

요리가 맛있게 보이도록 백열등이나 연색성이 뛰어난 형광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침실 =안정되고 부드러운 조명으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풋라이트나 코너부분에 보조조명등을 설치하면 아늑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입구의 벽뿐 아니라 잠자리에서 손이 닿는 곳에도 스위치가 있어야 한다.

<> 어린이방 =시력보호를 위한 충분한 배려와 어린이 자신이 연출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상조명은 충분한 밝기, 좌에서 우로의 빛, 아물거림의 방지, 주위 밝기
와의 균형 등을 고려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마스코트 스탠드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박필제 < 경기전문대 조명디자인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