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관련 저가대형주가 주도주로 부상, 지수상승을 이끌어 낼수 있을
것인가.

저가대형주가 엔화 강세라는 순풍에 낙폭과대라는 돛을 달고 화려한
"엔고 장세"를 연출함에 따라 증시를 벌겋게 달구고 있는 새로운 화두다.

과다신용 부도불안 대선자금 등으로 휩싸였던 봄장마가 물러가고 눈부신
오월의 햇살이 내비치기를 바라는 기대심리도 함께 가세해 있다.

증시는 이런 기대에 일단 긍정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에서 불붙기 시작한 저가대형주 상승파도가 저가주의 상징인
대우그룹주를 넘어 삼성물산 현대상선 등 수출관련주로 확산되고 있다.

한발 나아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중고가 블루칩의 동반상승도
이끌어 내는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저가대형주를 발판으로 종합주가지수 720 돌파도 기대해 볼만하다"
(신성호 대우증권 연구위원)는 희망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심리적.정책적 마지노선인 650이 무너질 경우 600선까지의 추락도 배제할수
없다던 주초반까지의 비관론은 장마비에 쓸려 내려갔을 정도다.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1백16엔대까지 떨어지면서(엔화 강세) 외국인들이
저가대형주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 장세반전을 도와주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2일 대우중공업을 44만주 사들인데 이어 13일 1백33만주,
15일 80여만주 이상을 매수, 이 주식이 드물게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삼성.한진중공업에도 점차 매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신중론이 강한 편이다.

엔고 장세로 인해 증시추락의 "급한 불"은 껐지만 대세상승을 이끌어내기엔
아직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엔달러환율이 1백15엔이하로 정착될 것인지와 외국인들의 추가매수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김기환 대한투신 주식운용역)

"기관들이 6백80선 밑에선 사고 720선 위에선 파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박용선 선경증권 조사실장)는 지적이 그것이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