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용접은 전체 인건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일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선박 자체가 약 4백여개의 철판을 이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선박연구소의 김정섭(43) 차장은 일일이 사람손이 가야 하던
용접작업을 자동화해낸 불황극복의 주역중 한사람.

김차장팀이 개발한 "다전극 필렛 자동용접장치"는 14개 철판을 동시용접할
수 있어 5년간 1백55억원의 경비절감과 30%이상의 품질향상 실현이 기대된다.

김차장은 "불황이면 기업들이 움츠러드는게 보통인데도 회사가 연구개발
투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어 고맙다"며 "근본적인 기술개발 없이는
불황이란 다시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불황과의 싸움에 연구소라고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어서 생산현장의
장비마다 관련 연구원들의 자택전화와 무선호출번호를 적어 놓았다는 그는
"장비가 고장나 일을 못한다는 소리는 있을 수 없다"며 "연구소에서도
고장 자체를 원천봉쇄해 생산성 향상에 차질없도록 하자는 각오가 대단하다"
고 전했다.

김차장은 일부 특수선형을 제외하곤 국내 조선기술이 일본에 조금도 뒤질
것이 없다며 "지금의 고비를 넘어야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