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공급될 행정전산망용 PC 입찰문제를 둘러싸고 주무부서인 조달청
과 외산PC공급업체들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주목.

한국컴팩 한국에이서 등 외산PC업체들은 "올해 처음 외산PC업체에 개방된
행망용 PC시장에서 조달청이 미리부터 외산업체의 입찰참가를 배제하려 한다"
며 불만을 토로.

이들은 불만의 근거로 조달청이 <>4월말에야 사양을 발표하면서 1~2개월이
소요되는 "Q"마크를 획득할 것을 입찰참가 조건으로 내걸었고 <>통상 1개로
되어 있는 통합버스규격 USB포트의 개수를 2개로 할 것을 규정, 곧바로
규격안에 따라 제품을 만들수 있는 국내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이서 한국휴렛팩커드(HP) 델컴퓨터 등 외산PC업체는 23일
있을 2차입찰에 일찍부터 참가를 포기한 상태.

이에 대해 조달청은 "외산업체를 입찰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이들이 입찰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않아 곤란을 겪게 되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오히려 이들을 질타.

내자1과의 한 담당관은 "올해 외산PC업체에 행망시장을 공개하는 것은 업계
에서 주지의 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Q"마크 획득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제품사양 또한
어느 업체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어서 외산업체들에만 불리하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언급.

그러나 그는 "외산업체가 행망PC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가의 행망공급가격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공급가격을
내리고 AS(애프터서비스)망을 확충하지 않는 한 행망시장에서의 경쟁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