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UR(우루과이 라운드)협상 타결 이후 세계화가 급진전되면서
영.미식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지향하는 나라들과 일.독식 보호육성차원의
정부개입을 지속하는 나라들 간에 국가경쟁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내놓은 지난 5년간의 경쟁력변화 추이를 분석, 우리나라는 정부의 보호
육성보다는 자유시장 경쟁체제를 한국경제의 발전모델로 삼야야 한다고 주장
했다.

이날 최종 보고서를 낸 올해 IMD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는 미국(1위)
싱가포르(2위) 홍콩(3위) 캐나다(10위) 영국(11위) 뉴질랜드(13위)등과 같은
영어권 국가들이 <>국제화와 세계화 <>정부행정서비스 <>기업경영혁신 등의
분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핀란드(4위) 노르웨이(5위) 네덜란드(6위)등 유럽연합(EU)지역 국가
들은 새로운 경쟁력 모델로 등장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강조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의 경우는 지난 5년간 각각 21,16단계의 급격한 경쟁력
상승을 기록했으며 이는 주로 정보화교육 및 투자와 기업형 정부경영혁신
도입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정부개입에 여전히 상당 수준 의존하고 있는 일본(9위)과 독일
(14위)은 지난 5년간 국가경쟁력 순위가 각각 7등급, 9등급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국민의 정치에 대한 개혁능력 불신과 시장개방 노력 미흡 때문에
세계경제 속에서 고립됐기 때문에, 독일은 동서독 통합 이후 정부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이 유연성을 잃고 사회복지 지출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국은 지난 93년에 국가경쟁력 순위가 28위를 차지한 후 잠시 26위까지
올라섰다가 최근 계속 하향세를 보여 올해 30위를 기록했는데 특히 올해는
국제화 수준이나 금융환경 평가에서 매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한경연 정진호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지원과 보호에 의존하는 경제체제
아래서는 치열한 글로벌리제이션 시대의 경쟁 압력을 이겨낼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자유경쟁과 자기책임에 기초한 시장체제의 창달이 새 국가경영
의 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