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진 부도사태로 금융기관들이 회사채 보증을 기피하면서
기업들이 보증없이 자체 신용만으로 발행하는 무보증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금융기관들의 보증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보증수수료율이 급등하자 우량기업들은 은행보증채에 비해 발행수익률이
다소 높더라도 무보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지난달까지 무보증회사채 발행규모는 총 1조2천1백62억원
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8천2백93억원에 비해 무려 46%나 늘었다.

올해의 경우 지난 1월 무보증채 발행실적은 1천6백52억원에 불과했으나
한보철강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회사채 보증 기피현상이 확산돼 2월에는
4천3백억원으로 늘어났다.

3월에는 2천4백50억원으로 다소 줄어드는듯 했으나 진로그룹 정상화방안과
대기업 연쇄부도 우려감이 나오면서 회사채시장이 다시 위축돼 지난달에는
4천60억원으로 늘었으며 이달들어서도 15일 현재 3천9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계 순위 5대 이내 그룹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총액의
0.3~0.4%의 보증료를 지불했으나 올들어서는 0.5% 이내의 보증료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은행과 종금사 등 금융기관들은 또 10대그룹사 이외 기업들에는 0.7~0.8%의
보증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은 자체 신용만으로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높은 보증료를 물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