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상태에 빠졌던 증시가 엔화 강세와 시중금리 하락을 계기로 힘차게
상승하면서 증시에 대한 희망론이 확산되고 있다.

"650선을 바닥으로 확인하고 대세전환이 진행되고 있다"(정종렬 신영투신
사장)

"720대에 몰려있는 매물벽을 넘으면 800선 도전도 가능하다"(신성호
대우증권 연구위원)는 것이다.

증시가 지난주초까지의 붕괴 우려를 말끔히 씻고 상승으로 급반전한 것은
엔화의 "기적"같은 강세의 덕이다.

달러당 1백27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환율이 1백15엔대로 폭락(엔화가치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1백80도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외국인의 자금유입.

외국인들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지난 8일 이후 1천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환율은 하락세를 지속, 연말에는 1백10~1백15엔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되고 있어 추가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또 금리도 하향안정되고 있다.

회사채 수익률은 19일 연12.15%를 기록, 11%대 진입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금융산업개편의 구체적 방안과 일정이 가시화되면서 오랫동안
소외됐던 은행.증권주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런 환경변화는 증시흐름을 중소형 개별종목장세에서 경기.수출관련
저가대형주 장세로 바꿔놓았다.

경기.수출관련주와 금융주들이 순환매 양상을 보이며 저가주의 주가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별종목장에선 해당종목의 "정보"에 접근할수 있는 소수만 수익을 낼수
있으나 저가대형주 장세에선 불특정다수가 이익을 올릴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질도 높아진다고 할수 있다.

저가대형주는 신용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도 강점이다.

"720선의 매물벽은 중소형 개별종목이 주종을 이루고 대형주는 매물이 없는
만큼 매물벽 강도는 생각보다 세지 않을 것"(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
이기 때문이다.

19일 증시는 대농그룹의 "어음부도방지" 신청이란 돌발악재를 딛고 200일
이동평균선(714.96)을 뚫으며 3개월여만에 720대에 안착하는 에너지를
보여줘 이같은 희망론을 뒷받침했다.

문제는 최근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가 지속될수 있느냐는 것.

정태욱 자딘플레밍증권 이사는 "대우중공업 유공 등 저가대형주의 매수가
일단락된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살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다"며 "750선에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밝혔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