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 있으면 세계가 내품안에."

자동차 한대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함길수(33)씨.

국내에선 유일한 "해외 자동차홍보 전문가"가 바로 그의 직업이다.

"6대주를 모두 횡단하면서 때로는 사막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어
목숨을 건 싸움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러나 한국 자동차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함씨가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공부보다는 "방랑길"에 취미가 있었다.

대학 3학년때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일본과 동남아를 누볐고 4학년때는
베낭 하나만 짊어지고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기도 했다.

"어릴적부터 창작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림이나 조형물등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행을 통해 갖가지 영상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그중 하나였지요.

한마디로 미에 대한 막연한 열정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겁니다"

함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대기업 종합상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1년도 채 못지나 뛰쳐나왔다.

방랑자의 속성을 감출수가 없었기 때문.

함씨는 그뒤 다시 본격적인 세계 탐험길에 나서 그동안 중남미를 비롯
아프리카 시베리아 유라시아 등 일반인의 발길이 닿기 힘든 지역을 중심으로
숱한 여정을 꾸려왔다.

오는 8월에는 미국 엘도라도에서 열리는 "97 세계 지프잼버리대회"에
촬영기자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자동차로 세계 오지를 탐험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남북이 하나될 때 한반도 남단에서부터 유럽 끝까지
우리 자동차를 몰고 탐험에 나서는 게 꿈입니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