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가좌환경사업소(소장 어양)는 하수처리장이라고는 믿기지않을
정도의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생활하수유입동에서부터 보일러실 중앙제어실 탈수기실 설비보수반에
이르기까지 파이프렌지 몽키스파나등 배관에 필요한 각종 공구가 가지런히
정돈돼있고 배관 또한 윤이 날 정도로 청결함을 유지하고있다.

배관의 부식이 빠른 바닷가 공장밀집지역에 위치해있음에도 녹슨 철근
가닥하나 찾을수없다.

인천광역시 서구 중구 동구 남동구 남구 부평구등 6개구에서 각각
흘러나오는 하루 19만t의 하수와 4백50kg의 정화조가 바로 이 곳에서
깨끗이 처리된다.

오염된 물을 활성 오니(미생물)방식과 혐기성 소화방식으로 처리, 수질환경
보건법상의 BOD(20ppm이하)를 수질기준이하(16ppm)로 유지하고있다.

이같은 환경조성이 가능한 것은 어소장이하 83명의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품질분임조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공무원조직에도 민간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품질분임조활동이
도입돼 획기적인 업무의 개선을 이룩한 것.

그간 환경사업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사이에는 "한직"이라는 인식과 함께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라는 나그네 의식이 팽배했다.

시설장비가 고장나야 수리하는 수동적 태도와 적당주의가 만연했고
배관이 녹슨 채 썩어들어가도 "수리업자들이 할 일"이라며 방관하는
실정이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 장치산업인 하수처리시설의 기계및 전기설비의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왔던 것.

인천광역시청에서 품질담당인 공업과장을 지냈던 어소장은 이같이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현장개선과 사전예방관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해 11월 과감하게 품질경영을 도입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슬로건아래 녹슨 기계장비및 철구조물을
닦고 페인트로 도색했다.

이에 따라 시커멓게 녹슬어있던 하수구유입동의 펌프시설 기기를
비롯 각종 배관시설이 광채가 나기시작했다.

또 주유시간 주유일정 기계점검등을 규칙적으로 실시키위한 표준매뉴얼을
만들었고 배관자재 전기자재등도 품목별 규격별로 체계있게 정리했다.

"민간인 1백명보다 공무원1명의 생각이 바뀌는게 국가발전에 더
파급효과가 크다 생각합니다.

소극적이고 안이한 사고방식과 관리수준에서 탈피하는 의식개혁이
전제돼야만이 "경쟁력10%향상"을 달성할수있지요" 어소장이 밝힌 품질경영
도입의 배경이다.

어소장은 "처음에는 분임조활동등 생소한 교육으로 직원들의 반응이
좋지않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직원들이 "하면된다"는 자신감으로
적극적인 개선의식이 고취됐다"고 밝힌다.

최근 몇달동안 분임조활동으로 얻은 원가절감액만도 1천6백만원.

종래에는 배관이 있는 지하공동구에 24시간 형광등및 전구를 켜놨으나
스위치조작방법을 바꾸고 입구에 스위치안내판을 마련, 필요시에만 불을
켜게끔 함으로써 전력소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루에 두세번씩 청소해야하는 탈수기동의 경우 종래에는 수돗물로
청소했으나 방류수를 끌어들여 청소함으로써 예산절감효과를 거뒀다.

또 녹슨 장비를 닦고 기름칠한 2년간의 작업을 용역비로 환산하면
7천만원에 이르고 이로 인한 기계고장예방등 간접효과를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에 달할것으로 추산된다.

어소장은 "당장의 예산절감효과보다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된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앞으로도
능동적인 자세로 책임과 직무를 성실히 수행, 국가경쟁력 10%이상
확보에 주력해나갈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신재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