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빅뱅'] (2) '춘추전국시대의 개막' .. 수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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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 진입한 프랑스계 하이퍼마켓인 까르푸는 오는 8월이전까지
3천억원의 증자를 실시한뒤 내년에 자본금을 1조원으로 늘린다는 가공할만한
투자계획을 짜고 있다.
자본금이 1조원을 넘는 회사는 한국전력과 대우중공업말고는 없다.
자본금 규모로 국내 3위 기업의 자리를 한국까르푸가 차지한다는 무서운
얘기다.
여기다 전세계에 2천9백13개의 점포를 갖고 연간 4조원이상의 경상이익을
올리는 미국 최대할인업체 월마트도 현재 국내에 10개의 점포부지를 사실상
확보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외국계자본들만이 국내유통시장을 흔드는게 아니다.
대기업그룹들이 유통시장진출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그룹이 3조2천억원을 투자해 유통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우그룹도 내달 유통업진출방안을 발표한다.
LG그룹도 1조원이상을 투입하는 대형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백화점만 운영해오던 현대그룹도 이에 뒤질세라 할인점사업진출을 골자로
하는 유통투자확대계획을 마련중이다.
바야흐로 국내유통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대기업과 외국자본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기본이 2~3조원으로 조단위 투자다.
점포수도 20~30개는 보통이다.
많으면 50~60개에 이른다.
과거 중화학공업 중복투자때처럼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자본싸움이다.
뿐만 아니라 진출업태도 하이퍼마켓 슈퍼센터 회운제창고형할인매장
종합쇼핑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에서 이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해 전국의
지방중소도시까지 파고들어가고 있다.
할인점 백화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헤집어놓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너나없이 유통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돈벌이가 되는
신규업종이 현재 유통외에는 별로 없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불황국면탈출과 21세기 그룹위상재정립을 고심하던중 유통업이란 "사냥감"
을 발견한 것이다.
대기업의 유통업진출러시를 계기로 지난 95년 통신시장 신규진입전쟁이후
처음으로 대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통시장은 물류비용이나 제조업의 유통기능부담 등으로 낙후성을
면치 못했다.
규모도 영세하기 그지 없었다.
신규진입이 제한된 상태에서 일찌감치 터를 잡은 롯데 신세계 등 일부
그룹들만 앉아서 장사하는 초과수익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대규모자금을 투입할 경우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자본들도 한국의 낙후되고 영세한 유통시장을 엄청난 사업기회로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제조업을 주력사업으로 거느린 대기업은 지난 94년이후 불붙은
가격파괴전쟁 등 유통혁명으로 기존의 대리점체계가 무너지자 자신들의
제조업을 지키기 위한 보호차원에서도 유통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 유통시장에 달려들어 유통시장은 공급초과에 따른 백뱅이
불가피하다.
기존 유통업계는 수성채비도 갖추기 전에 성문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사실상 부도가 발생한 진로 대농그룹이 그렇다.
유통전문대기업을 꿈꾸는 뉴코아의 자금악화설도 이런 대폭발의 전초
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새로 유통업에 진출하는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좌판"을 제대로 벌려보기도
전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인들이 너무 많아 시장터가 벌써 좁아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룹별로 업태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장사가 잘된다는
할인업태에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업은 업종성격상 잔손이 많이 드는데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유통업=부동산업"이란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앉아서 장사만해서
이런 큰싸움에 이길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매입비와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우리 실정에서 유통업의
투자수익률이 선진국보다 낮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기업은 외국자본과와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1조원의 자본금을 들여오는 까르푸는 조달금리가 국제금리인 LIBO(런던
은행간금리, 연6%선)기준으로 보더라도 국내금리 13%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이제 유통시장은 이런 수많은 문제를 안은채 그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속도로 불속으로 달려가고 있는 형국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
3천억원의 증자를 실시한뒤 내년에 자본금을 1조원으로 늘린다는 가공할만한
투자계획을 짜고 있다.
자본금이 1조원을 넘는 회사는 한국전력과 대우중공업말고는 없다.
자본금 규모로 국내 3위 기업의 자리를 한국까르푸가 차지한다는 무서운
얘기다.
여기다 전세계에 2천9백13개의 점포를 갖고 연간 4조원이상의 경상이익을
올리는 미국 최대할인업체 월마트도 현재 국내에 10개의 점포부지를 사실상
확보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외국계자본들만이 국내유통시장을 흔드는게 아니다.
대기업그룹들이 유통시장진출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그룹이 3조2천억원을 투자해 유통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우그룹도 내달 유통업진출방안을 발표한다.
LG그룹도 1조원이상을 투입하는 대형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백화점만 운영해오던 현대그룹도 이에 뒤질세라 할인점사업진출을 골자로
하는 유통투자확대계획을 마련중이다.
바야흐로 국내유통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대기업과 외국자본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기본이 2~3조원으로 조단위 투자다.
점포수도 20~30개는 보통이다.
많으면 50~60개에 이른다.
과거 중화학공업 중복투자때처럼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자본싸움이다.
뿐만 아니라 진출업태도 하이퍼마켓 슈퍼센터 회운제창고형할인매장
종합쇼핑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에서 이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해 전국의
지방중소도시까지 파고들어가고 있다.
할인점 백화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헤집어놓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너나없이 유통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은 돈벌이가 되는
신규업종이 현재 유통외에는 별로 없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불황국면탈출과 21세기 그룹위상재정립을 고심하던중 유통업이란 "사냥감"
을 발견한 것이다.
대기업의 유통업진출러시를 계기로 지난 95년 통신시장 신규진입전쟁이후
처음으로 대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통시장은 물류비용이나 제조업의 유통기능부담 등으로 낙후성을
면치 못했다.
규모도 영세하기 그지 없었다.
신규진입이 제한된 상태에서 일찌감치 터를 잡은 롯데 신세계 등 일부
그룹들만 앉아서 장사하는 초과수익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대규모자금을 투입할 경우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자본들도 한국의 낙후되고 영세한 유통시장을 엄청난 사업기회로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제조업을 주력사업으로 거느린 대기업은 지난 94년이후 불붙은
가격파괴전쟁 등 유통혁명으로 기존의 대리점체계가 무너지자 자신들의
제조업을 지키기 위한 보호차원에서도 유통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 유통시장에 달려들어 유통시장은 공급초과에 따른 백뱅이
불가피하다.
기존 유통업계는 수성채비도 갖추기 전에 성문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사실상 부도가 발생한 진로 대농그룹이 그렇다.
유통전문대기업을 꿈꾸는 뉴코아의 자금악화설도 이런 대폭발의 전초
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새로 유통업에 진출하는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좌판"을 제대로 벌려보기도
전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인들이 너무 많아 시장터가 벌써 좁아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룹별로 업태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장사가 잘된다는
할인업태에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업은 업종성격상 잔손이 많이 드는데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유통업=부동산업"이란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앉아서 장사만해서
이런 큰싸움에 이길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매입비와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우리 실정에서 유통업의
투자수익률이 선진국보다 낮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기업은 외국자본과와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1조원의 자본금을 들여오는 까르푸는 조달금리가 국제금리인 LIBO(런던
은행간금리, 연6%선)기준으로 보더라도 국내금리 13%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이제 유통시장은 이런 수많은 문제를 안은채 그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속도로 불속으로 달려가고 있는 형국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