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 장로교회의 통합이 마무리됐다.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장로교협의회 (한장협.
대표회장 김준규)와 대한예수교장로회협의회 (예장협.대표회장 임봉천)는
최근 두 단체를 통합한다는 내부방침을 확정하고 6월중 후속작업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한장협은 지난 19일 한국교회 1백주년 기념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예장협과의 조건없는 통합안을 찬성 28, 반대 12로 통과시켰다.

예장협은 이에앞서 8일 한장협과의 통합을 확정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두 단체의 통합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

예장협의 임봉천 대표회장이 10월29일 한장협과의 통합추진 의사를
발표했고, 한장협의 김준규 대표회장이 11월21일 한장협과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하면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두 단체는 12월20일 신년 하례를 공동 개최키로 합의한데 이어 올
2월에는 예장협과 한장협이 차례로 5인통합추진기구를 만들어 통합작업을
구체화했다.

5인통합추진기구들은 이달초 통합원칙에 사실상 합의, 각 단체별로
내부의견 조정작업에 들어갔다.

통합기구의 명칭으로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검토되고 있으며
대표회장에는 김준규 한장협대표회장, 총무에는 서상기 예장협 총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협 실무진은 "6월초에 있을 양측 합동총회 준비위원 모임에서
기구명칭과 정관, 회장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며 "양 기구
통합작업은 6월말 예정인 합동총회에서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장협과 예장협의 통합은 한국장로교회의 분열을 청산하고 하나됨을
선포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여기에는 한국교회 분열의 역사를 만들어낸 장로교의 연합체가 하나
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21세기 한국교회발전과 세계선교를 위해 한 힘으로
나가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나아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양분된
개신교 연합기구의 통합을 앞당기는 지렛대 구실을 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실질적으로 통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명칭과 정관을 새로 만들고 회장단등 지도부를 다시 선출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통합후의 이념상 통일문제도
남아있다.

21세기로 가는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새로운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외형적인 봉합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학교간의 학점교류와 교단총회 연합총회도 추진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81년에 생긴 한장협은 예장통합 합동 고신 기장등 9개 주요교단을
회원으로 갖고 있으며, 예장협은 예장 합동을 주축으로 92년 발족돼
30여개의 군소교단을 거느리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