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햇살이 뜨겁게 느껴질 때가 되면 숲이 그리워 진다.
특히 울창한 산림으로 형성된 숲은 심신을 맑게 해준다.
서울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잘 단장된 훌륭한 수림이 있다.
수원시에서 불과 이십리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융건릉은 여느 왕의 능과
달리 주변의 수림과 잔디가 빼어나다.
서울과 인천에서 겨우 한시간 남짓한 거리에서 이만큼 수림이 풍부하고
청정한 숲을 꼽으라면 광릉수목원 외에는 견줄 곳이 없다.
광릉수목원이 6월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다고 하니 융건릉이 수도권
주민들의 훌륭한 산림욕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융건릉
장헌세자(일명 사도세자, 장조로 추존)와 그의 비 혜경궁 홍씨를 모신
융릉과 장헌세자의 아들인 정조와 그의 비 김씨를 모신 건릉을 합쳐
융건릉이라 한다.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은 부모에 대한 효심이 어느 왕보다 각별했던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는 열살의 어린 나이에 부친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였고
그때의 한은 지극한 효심으로 승화됐다.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 부친의 능을 현재의 곳으로 옮겨 부친의 묘호를
세우는 등 선친의 원혼을 위로하는데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이러한 임금의 효심에 감복한 인근 백성들은 능 주변을 각별하게 돌보았다.
그런 아름다운 사연으로 융건릉은 지금까지 울창한 수림과 잔디를 보존
하고 있다.
정조는 사후에 지금의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 화산 기슭 부친의 능침
곁에다 자신의 묘를 썼다.
융릉은 화산의 서남쪽, 건릉은 서북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정조때부터 특별관리해온 융건릉 주변은 짙은 소나무와 상수리나무로
하늘을 가릴듯한 깊은 수림을 이루고 있다.
계절을 만나 물오른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싱한 산소는 청량하기 이를데
없다.
5월이면 산책로에 피어난 철쭉을 비롯해 갖가지 이름모를 들꽃들이 짙은
신록과 조화를 이뤄 연중 최고의 초록오솔길을 만들어 낸다.
융건릉은 가족 친지 친구와 더불어 숲길 산책과 함께 가정의 달 5월의
효도교육나들이로 적합한 곳이다.
5백10만평 규모의 두 곳 능을 돌아보는데는 한시간 정도 걸린다.
<>용주사
정조는 부친의 능침완성에 이어 능에서 가까운 작은 절을 중창하여 원찰로
삼았는데 이가 용주사이다.
정조는 자신에게 부모은중경을 설해 효심을 일깨워준 보경스님에게 불사를
맡기고 특별히 김홍도로 하여금 절을 아름답게 꾸미도록 했다.
왕의 특명으로 지어진 이 절에는 김홍도의 빼어난 재주가 빚어낸 부모은중
경목판과 후불탱화가 걸작으로 전해온다.
정조가 직접 심었다는 대웅전 앞의 2백년 묵은 회양목(천연기념물 제264호)
과 국보 제120호인 범종도 볼거리다.
수원성곽도 인근에 있다.
문의 화성군청 문화공보실 (0339)73-3014
[[ 가는 길 ]]
<>.서울을 비롯 인천과 안산 등 경인지역에서 접근이 아주 수월한 곳에
위치해 있다.
서울과 오산을 잇는 1번국도의 태안읍 병점육교에서 서쪽으로 약 3km 정도
가면 안룡고교를 지나 용주사가 나온다.
여기에서 약 1.5km쯤 더 가면 삼거리 우측에 융건릉을 만난다.
[[ 먹거리 ]]
<>."수원갈비"가 일찍부터 알려져 있는 이곳 별미이다.
한우로 만든 수원갈비는 갈비 한대가 한뼘이 될 만큼 큼직하고 푸짐한
것이 특징이다.
융건릉 주차장 건너편에도 화산갈비집 등 여러곳의 갈비집이 있지만
송산갈비(0331-32-4755)의 음식이 깔끔하다.
가격은 생갈비 1대가 1만5천원, 양념갈비가 1만2천원선이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