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 나일론 비닐 폴리에스터 등 서로 종류가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섞여 있는 채로 가공, 하수관 거푸집 등으로 재생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폐플라스틱 가공업체인 세일산업(대표 정수호)은 6년간 10억원을 들여
연구한 끝에 다양한 폐합성수지에 단계적으로 높은 열을 가해 결합시키는
기술을 개발, 지난달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이용해 하수관을 제작, 한국건설시험연구소에 의뢰해
시험케 한 결과 하수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파괴하중이 시멘트 하수관보다
3배 가까이 강하고 인장강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녹는 시점이 다른 혼합합성수지를 적당한 크기로 절단한후
다단계로 설치된 압출기에 넣어 섭씨 1백70도에서 2백도까지 점차 온도를
높임으로써 각 합성수지 조성의 경계면에 따라 조성이 불균일하게 형성하면서
도 강하게 결속하는 결합체로 만드는게 특징이다.

따라서 자동차 실내깔판 등 섬유류가 포함된 폴리에스터수지가 섞일 경우
수지 조성간 결정계면이 융착되지 않아 폐합성수지의 광범위한 활용에 한계가
있었던 일본식 기술보다 진보한 것이다.

이 회사는 우선 자동차 시트업체에서 배출되는 혼합폐합성수지로 하수관을
제조하기 위해 경주시내에 확보한 6천4백평의 공장부지에 30여억원을 투자,
연간 2만1천t의 하수관을 생산할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춰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이번 사업을 통해 발명한 원료 기계장비 기술노하우 등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고 합작공장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