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자연히 시간이 없다는 소리가 입에 배었다.

그렇다고 하루 24시간을 늘릴수도 없다.

애매하게 가장 소중한 휴식인 잠을 줄이게 된다.

그래서 "잠을 적게 자는 법"이란 책도 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아무리 살기에 바쁘다고 해도 지나치게 수면시간을 줄이면 몸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벨기에 리케대학의 피에르 마케트 교수팀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잠을
자지 못하면 정서와 행동을 다루는 뇌의 부위가 가장 많이 수면부족에
따른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감정과 행위 등 사회적 적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잠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자면 좋은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 지나치면 탈이다.

경험적으로는 하루 8시간 자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어느 조사에 의하면 평균 8시간 자는 사람의 사망률을 1로
했을때 매일 4시간이하 자는 사람의 사망률은 2.8배, 매일 10시간이상
자는 사람의 경우는 1.7배라고 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자살로 죽는 사람의 경우는 매일 10시간이상 자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잔다는 것은 활동에 대한 의욕상실증과 연관되어
생에 대한 미련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활동과 휴양의 밸런스가 깨지는 것 자체가 문제인 셈이다.

현대인들의 건강표준에 가까운 생활패턴을 살펴보면 직장에 있는 것이
9~10시간, 아침 저녁 집에 있는 시간이 5시간, 출퇴근이 2시간, 수면
8시간 등으로 어림할 수 있다.

식사하고 화장실가고 하는 시간을 빼면 자신이 자유롭게 쓸수 있는
시간은 3시간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년전 일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평균적으로 회사에
있는 시간은 11시간쯤으로 10년전보다 2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출퇴근시간도 더 길어져 수면시간은 7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일본인들이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것을 보면 8시간 수면이
이상적이라는 것에도 신축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얼마나 깊은 잠을 자느냐와도 관련이 있다.

아무튼 휴양과 활동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