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하타미 전문화장관이 25일 이란의 제5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엄격한 회교원리주의가 지배하는 이란 사회가 적잖은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내무부의 최종집계에 따르면 개혁성향의 하타미후보가 69%의 득표율을
보여 25% 득표에 그친 보수 강경파 후보인 알리 아크바르 나테그누리
국회의장을 큰 표차로 눌렀다.

하타미후보가 이란 종교지도자들의 지지를 얻어 출마한 상대 후보에 압승을
거둔 것은 예상을 깬 결과로 이란이 변혁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정가에 두각을 나타낸지 4년정도밖에 안되는 올해 54세의 이슬람
성직자가 단기간에 광범위한 지지와 대중적 인기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변수가 있었다면 이란 유권자의 세대교체와 개방욕구에서 찾아야 할것이다.

하타미 당선자는 문화부장관 재직시 개방적인 정책들로 인해 진보적
성직자로 인식돼 왔다.

철학석사인 그는 영어와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정치사상서등 여러권의
저서도 발간했다.

이를 계기로 하타미 당선자는 이란 지식인들사이에서 지명도를 넓혀갔다.

여기에 선거기간중 예상치 못했던 여성 유권자들의 뜨거운 참여와 지지가
따랐다.

그러나 하타미 당선자도 종교이념적으로는 예언자 모하멧의 가르침을
충실히 계승 전파하는 이슬람 성직자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지대한 이란 사회가 크게 변모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정책에서는 전임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