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보대출과 관련, 장만화 서울은행장에게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보파문과 부도방지협약문제로 어수선한 금융계에서 은행장에 선임된지
3개월이 안된 행장이 또다시 물러난다면 은행창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은행 직원들은 은행분위기가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장행장이 중도퇴진하면 은행 정상화는 요원하게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은행장 자리가 언제까지 사정바람에 휘말릴 것이냐는 자조섞인 반응도 있다.

<>.검찰이 장행장의 사퇴를 종용하게 된 근거는 개인비리 차원이 아니라
행장대행시절의 한보관련 대출이 문제가 됐다는게 정설.

검찰 관계자는 "장행장이 행장대행으로 취임한 지난해 11월23일 이후
서울은행은 한보에 3백50억원을 대출해줬다"며 "이 과정에서 부당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발견했으나 사법처리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언.

은감원 관계자도 "검찰에서 어떤 통보도 받은게 없지만 개인비리가 발견
됐다면 한보사건 초기때 문제가 됐을 것 아니냐"며 "아마 검찰이 한보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포괄적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장행장 사퇴종용설이 불거진 것
같다"고 분석.

<>.검찰의 장행장 사퇴종용설과 관련, 금융계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
일색.

한 서울은행 임원은 "3백50억원을 부당대출했다는 이유로 장행장이 중도
퇴진한다면 한보에 수천억원의 대출을 해준 다른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들도
물러나야 공평한것 아니냐"고 문책의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

은행감독원 임원도 "장행장의 경우 은감원 특검에서 문책으로 분류되지도
않는 "주의촉구"를 받았다"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문책을 받은 장행장을
퇴진시키는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

강신경 은감원 부원장은 검찰이 장행장의 사퇴를 유도하라고 은감원에 통보
했다는 보도와 관련,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으며 따라서 사퇴유도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