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정보통신발전 중기전망"은 2001년까지
5년간 국내정보통신산업이 거치게될 성장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정보통신산업이 21세기 "효자산업"이 될것이라는 얘기는 물론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산액이 96년 50조원에서 연평균 19.6%의 고성장을 이뤄
2001년에는 1백22조원에 이르고 앞으로 5년간 생겨날 3백만명의 새 일자리
중 14%가 정보통신분야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등의 계량화된 전망은 정보통신
산업의 미래를 그 어느때보다 선명하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보통신산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국이 지난 1.4분기 중 인풀레없는 고도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도
정보통신부문이 경제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정보통신산업이 국민경제의 생산 수출 고용면에서 절대적
기여를 하게될게 분명하다.

그러나 국내 정보통신산업이 정통부의 전망처럼 21새기 한국을 이끌어갈
핵심전략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선경돼야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첫째 국내통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

이번 전망에서 제시된 2001년 정보통신분야 무역수지 투자 2백46억달러도
우리기업의 국제경쟁력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자율화와 경쟁을
제한하는 요금체계를 국제추세에 맞게 바꾸어 국내업체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업계와 정부와 함께 발벗고 나서야 한다.

둘째 경쟁력이 갖춰진 분야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야 한다.

국내시장방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업체들이 싸워야 할 곳은
좁은 국내시장이 아니라 넓은 해외시장이어야 한다.

세계통신시장규모는 현재 6천억달러로 평가되지만 오는 2000년에는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며 그 잠재성장력은 거의 무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앞으로 국내통신사업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해외시장선점
밖에 달리 없다.

국내업체들간의 이전투구(니전투구)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공동개발과
공동진출이라는 새로운 협력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셋째 정보통신산업의 시장흐름을 감안할 때 소프트웨어(SW)부문에의
집중적인 투자가 요청된다.

앞으로 정보통신산업은 SW분야에서 결판난다고 할만큼 정보산업의 중심이
SW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정통부가 2001년까지 SW분야에 하드웨어보다 75%가량 많은 6조9천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고 할 것이다.

끝으로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획기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내놓는 각종 정보통신산업육성계획을 보면 민간자본의존도가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에 이르고 있다.

이번 정통부의 중기전망도 그 실현여부는 민간의 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