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의 자유수준은 전세계 1백15개 국가 가운데 20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의 프레이저연구소가 주관해 작성한 자료를 자유기업센터가 입수,
26일 공개한 "97 세계경제자유보고서"에 따르면 0점에서 10점까지의 평점
으로 구한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지난 95년 기준 6.68로 1위인 홍콩의
9.31에 비해 크게 낮았다.

경제자유지수는 4개 분야로 나뉘어 조사됐는데 한국은 화폐가치자유
부문에서는 8.5로 높았으나 시장경제와 자산운용에서는 각각 6.3, 5.5로
낮은 자유화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거래자유에서는 7.4로 중간수준을 보였다.

경제자유 수준 2위는 싱가포르(평점 8.25) 3위는 뉴질랜드(8.04) 4위는
미국(7.90) 5위는 모리셔스(7.62) 등이었다.

일본은 평점이 6.71로 한국 보다 1순위 앞선 19위였으며 대만은 6.78로
16위였다.

전체 평점이 9.0 이상인 "A+" 등급에는 홍콩만 해당됐으며 8.0 이상인
A등급에는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 2개국이, 7.0 이상인 B 등급에는 미국
스위스 영국 호주 등이 속했다.

한국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전체 평점이 6.0 이상인 C 등급으로
평가됐다.

지난 75년과 80년에 전세계 평균 평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던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85년과 90년에는 세계평균보다 각각 0.43과 0.38포인트가
높았으나 95년에는 전세계 평균 평점 5.27보다 1.41포인트가 높은 6.68을
기록해 자유정도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폐가 가치보존수단과 교환 매개수단으로 안정적으로 운용되는가를
따지는 화폐가치자유의 평점상승이 우리나라의 경제자유평점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산과 소비를 민간경제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
시장경제자유, 소득과 자산을 세금부과로부터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를
따지는 자산운용자유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자유지수는 전세계 47개 기관이 참여한 경제자유네트워크가 매 5년마다
각국 경제의 자유화정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5년 43위를 기록한 이후 50위(80년) 33위(85년) 39위
(90년) 등 중위권을 맴돌다 이번 조사에서 중상위권으로 올라섰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