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호암미술관에서 열렸던 "청전 이상범전"에 가짜 그림이 걸려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가짜그림은 이처럼 명성있는 미술관에서 조차 진위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도 능숙한 기법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진위를
구분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남의 작품을 그대로 베끼거나 모작 (표절) 위작 등 이른바 진품이 아닌
가짜 그림을 판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완벽한 가짜그림, 즉 위작은 대부분 여러사람의 눈을 거치는 동안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표절이다.

어떤 작품의 표절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미술작품의 배경에 깔려있는
복합적인 맥락 때문에, 그리고 보다 직접적으로 작품을 읽어내는 방식의
다양함 때문에 매우 어렵다.

몇해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도 대상작품이 연이어 표절시비에
휩싸인적이 있다.

결국 법정까지 가 한작품은 표절로, 다른 한작품은 독창적인 작품으로
각각 판정을 받았지만 판결결과에 대해 미술계내에서 다시 이견이 제기될
정도로 표절시비를 가리는 작업은 까다롭다.

현재 작품의 진위및 표절을 가리는 공식 감정위원회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고미술협회에 각각 설치돼있어 소정의 감정료만 내면 누구나 의뢰할수
있다.

공신력있는 기구를 통해 감정을 받을경우 거의 정확한 판별이 가능하다.

아울러 작품을 거래할때는 반드시 공신력있는 화랑을 통해 사고파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